▲ TSMC가 2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내년으로 앞두고 고객사들과 일정 및 공급 물량에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사용되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내년 양산을 앞둔 2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도입 계획을 두고 주요 고객사와 이미 양산 일정 및 물량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하기 어려워진 만큼 TSMC와 선제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며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5일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최근 핵심 고객사들과 파운드리 가격 및 2나노 양산 계획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TSMC는 내년 파운드리 단가를 높여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나노 반도체 개발 및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고객사들에 일부 전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는 내년 4분기부터 대만 바오샨 공장에서 양산이 계획되어 있다. 이후 대만 내 다른 공장에도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초기 2나노 반도체 생산 능력이 3나노 미세공정을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객사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속도를 낸 결과다.
TSMC는 이미 주요 고객사들에 2나노 파운드리 양산 일정을 비롯한 계획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물량 및 가격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다.
디지타임스는 “고객사들에 삼성전자나 인텔 파운드리는 선택지에서 제외됐다”며 “따라서 TSMC의 2나노 도입 계획에 맞춰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맡기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가 위탁생산 수주 계획을 선제적으로 확정하면 이에 맞춰 시설 투자를 조정할 수 있어 효율적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도 내년 2나노 파운드리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인텔은 이보다 앞선 1.8나노급(18A) 공정을 외부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에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존 3나노 공정에서 수율 부진 등 문제로 고전하며 TSMC에 사실상 수주 기회를 모두 넘겨줬고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경험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
이는 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파운드리 주문이 TSMC에 몰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일부 고객사들은 이에 따라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사업에 차질을 겪었다.
따라서 TSMC가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기 전부터 고객사들이 앞다퉈 생산 능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디지타임스는 장비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 2나노 파운드리 생산 투자가 계획보다 일찍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사들의 강력한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대만의 여러 공장에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도입한 뒤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도 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애플이 TSMC 2나노 미세공정 첫 고객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도 적극적으로 물량 확보를 추진할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TSMC 2나노 파운드리 단가가 웨이퍼(반도체 원판)당 3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