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스팟] 보수 텃밭 서울 송파갑도 접전, ‘언론인’ 국힘 박정훈 vs ‘지역관리’ 민주 조재희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2024-04-01 15: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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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4·10 총선 서울 송파갑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조재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는 신문과 방송을 두루 거친 언론계 엘리트로 이번 총선에서 보수 텃밭인 송파갑을 통해 원내 입성을 꾀하는 정치신인이다. 이에 맞서는 조재희 후보는 오랜 정치경력을 가진 인물로 지역 관리에 공들여온 인물이다.
▲ 4·10 총선 서울 송파갑에 출마하는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왼쪽), 조재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역대 총선 전적에서 보수정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송파갑이 이번 총선에서는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송파갑은 서울 내 대표적 보수 우세 지역인 강남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에 포함돼 있는 선거구다. 이곳은 민주당계 정당은 단 한 번도 의석을 확보한 적이 없을 정도로 보수 지지세가 두텁다.
다만 근래 총선 득표율을 보면 이 지역에도 민주당 지지세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2위에 머물렀지만 1위 후보와 격차는 각각 2.32%포인트, 3.18%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봐도 접전 양상이 확인된다.
여론조사업체 피엠아이가 한국경제 의뢰를 받아 지난달 22~27일 송파갑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넷 조사를 보면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 38.6%, 조재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32.2% 응답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두 사람의 지지도 격차는 6.4%포인트로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안이다.
여론조사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물론 현재까지는 이 지역 정치지형이 여전히 보수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는 분석이 좀 더 우세하다.
하지만 여권에 악재들이 겹치며 전반적 판세가 야권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만큼 보수 철옹성이라 불리는 송파갑도 승부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을 진원지로 하는 각종 의혹과 설화가 여권을 향한 국민 감정을 악화시키며 여권 내부에서도 현재 총선 판세를 열세로 바라보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자세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심지어 윤 대통령이 탈당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송파갑 시민들로서도 보수정당이 지역구를 따놓은 당상처럼 여기고 매번 선거 때마다 영입인재를 꽂는 형태로 공천하는 방식이 달가울 리 없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이곳에 검사 출신 김웅 후보(현 국회의원)가 단수추천된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언론인 출신 박정훈 후보가 단수추천됐다.
민주당으로서는 이곳이 험지인 까닭에 지역위원장이나 국회의원 후보가 빈번하게 교체되기 어렵다는 점이 지역구 관리의 지속성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도 있는 셈이다.
보수 텃밭 사수를 위해 이곳에 출마하는 박정훈 후보는 동아일보, 채널A를 거쳐 TV조선 시사제작국장을 지낸 엘리트 언론인 출신이다.
TV프로그램에서 주요 진행자와 뉴스 앵커 등을 지낸 덕분에 얼굴을 많이 알렸다. 정치는 신인이지만 언론계에 몸담고 있을 때 정치 분야 취재를 주로 해왔던 만큼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고 메시지 관리에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박 후보의 처가도 정치권과 인연이 깊다. 그의 장인은 차규헌 전 교통부 장관으로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뒤 전두환정부 마지막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상훈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송파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건의하는 모습. <박 후보 블로그>
정치신인인 박 후보와 맞붙는 조재희 후보는 정치 경력이 긴 인물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 모두 대통령실에서 일한 이력을 지닌다.
첫 총선 도전 시기도 빠르다. 조 후보는 2006년 서울 성북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그 뒤 번번이 공직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오랜 정치경력에도 원내 입성에 성공하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를 중심으로 정치를 하며 지역기반을 다져 놓았다는 점은 상대적 강점일 수 있다. 조 후보는 당내 경선까지 포함하면 2016년부터 송파에서 정치활동을 했고 지역위원장으로서 송파갑 지역구 관리를 해왔다. 그는 1986년 송파구 장미아파트로 이사한 뒤 40년 가까이 송파에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갑이 부동산과 자녀교육에 관심이 높은 강남3구 선거구인 만큼 두 후보 모두 지역개발과 교육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나서고 있다.
박정훈 후보는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여당 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송파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추진을 제 4호 공약으로 내놨다고 밝혔다.
그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송파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건의하고 ‘주거정책심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며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국토교통부 장관 권한이며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여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면담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유치와 아파트 재건축에 관한 정책을 건의하기도 했다.
▲ 조재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부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지역 주민에게 인사하는 모습. <조재희 후보 블로그>
조재희 후보 역시 ‘디지털 명품도시’라는 구호를 앞세우며 지역개발에 앞장서겠다는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재건축과 재개발을 추진하는 등 지역민들의 생활수준과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공약들로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조 후보는 송파구를 교육특별시범지구로 지정해 ‘첨단명품 교육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조 후보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유튜브채널 ‘조재희방송국’을 통해 “송파구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교육시설 선진화와 학부모의 참여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혼합형 교육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