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국제특송센터(ICC)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증설을 통해 해외직구 물품의 국내배송 증가에 대비하고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알리익스프레스발 해외직구 증가에 대비해 해외직구 물품의 국내통관을 처리하는 국제특송센터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
3일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CJ대한통운은 해외직구의 국내통관을 담당하는 인천공항 국제특송센터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기존 월 약 20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3~5배 가량 늘린다는 것이다. 증설이 끝나면 경쟁업체와의 처리용량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
경쟁업체인 한진의 인천공항 특송센터(GDC)가 월 110만 박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인천국제특송센터는 월 65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그나마 한진이 월 230만 박스로 증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관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보다 높은 효율성으로 물동량 증가세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CJ대한통운이 증설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것은 파트너사인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의 존재가 컸다. CJ대한통운은 2022년 9월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계열사 ‘차이냐오’와 손잡고 알리익스프레스발 해외직구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처리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발 해외직구 물량은 2023년 약 3천만 박스로 매분기마다 성장을 거듭했다.
이는 해외직구의 중심축으로 중국이 부상한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해외직구 가운데 중국 비중은 2022년 28%에서 2023년 3분기 50%까지 늘어났다.
전체 규모가 증가함과 더불어 알리익스프레스에서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배송물량 상당 부분은 평택항만을 통해 수입되고 있으며 중소 업체들의 통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원한다면 인천공항 국제특송센터를 통해 배송하는 화물이 점차 많아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한국시장에 1천억 원을 투자해 자체 물류센터를 건립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자체 물류센터가 건립되더라도 CJ대한통운이 배송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CJ대한통운은 배송기간 단축을 통해 해외직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고도 하고 있다.
▲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지난해 1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CJ대한통운의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는 올해 일요배송, 당일배송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새로운 배송서비스는 우선 네이버 쇼핑에 도입된 뒤 하반기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관건은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달성하고 유지할 수 하느냐이다. 특히 가품 문제는 중국 이커머스 해외직구를 망설이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세관에서 지식재산 침해로 적발된 가품의 99.5%가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그룹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기업의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 3년동안 1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제특송센터의 증설은 계획 단계로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