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2024년까지 자체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생산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자체 개발 프로세서 '텐서' 이미지. <구글> |
[비즈니스포스트] 구글이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활용하는 모바일 프로세서(AP) 설계와 생산을 내년까지 삼성전자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구글은 온전한 반도체 설계 능력을 확보하는 2025년부터 삼성전자를 떠나 TSMC의 3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IT전문지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완전히 자체 기술로 설계한 ‘텐서’ 모바일 프로세서의 상용화 시기를 기존 2024년에서 2025년까지 늦춘 것으로 파악된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경쟁사를 뒤따라 픽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프로세서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스마트폰 개발사가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프로세서를 직접 설계할 수 있다면 원가 절감과 성능 최적화, 공급망 안정화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금까지 시스템반도체 설계 능력이 부족해 삼성전자에 기술을 크게 의존해 왔다.
그동안 픽셀 스마트폰에 적용된 구글의 텐서 브랜드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일부 수정한 데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자연히 구글의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위탁생산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서 이뤄졌다.
구글은 텐서 프로세서 설계기술을 완전히 내재화하는 시점부터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기술 확보가 예상보다 미뤄지며 내년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구글 픽셀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미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출시되는 국가도 미국 등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
그러나 픽셀 시리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는 구글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와 인터페이스 등 측면의 차별화 요소를 인정받아 왔다.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업체 입장에서는 대형 IT기업인 구글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 기술 경쟁력을 증명하고 다른 고객사 주문을 수주하는 데 기여하는 역할도 했다.
구글이 예상대로 2025년부터 TSMC 3나노 공정으로 전환한다면 삼성전자가 더 이상 이러한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IT전문지 WCCF테크는 “TSMC는 장기간 애플과 같은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아 온 만큼 구글에겐 당연한 선택지”라며 “비교할 수 없는 사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픽셀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점유율을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파운드리 업체를 삼성전자에서 TSMC로 이동하는 일이 당장 실적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뿐 아니라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해당 제품도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대신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WCCF테크는 “구글이 완전히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는 픽셀 스마트폰의 성능 최적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하지만 당장 내년 출시되는 제품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정보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