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술 열풍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투자기관 분석이 나왔다. 양안관계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TSMC에 약점으로 작용해 삼성전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과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본사 건물을 합성한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 TSMC의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미국 투자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 기술 구현에 고성능 메모리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정학적 위치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산업에 주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배경으로 평가됐다.
23일(현지시각) 투자전문지 시티와이어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삼성전자가 2~3년 안에 인공지능 기술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베스코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운용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와 함께 메모리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대규모 연산을 실행하는 시스템반도체뿐만 아니라 정보 저장용량을 늘려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는 메모리반도체도 함께 탑재돼야 인공지능 시스템이 정보를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 열풍으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에 뛰어들면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판매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인베스코는 대만 TSMC보다 삼성전자의 지정학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할 것으로 바라봤다.
대만에 대부분의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TSMC가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때문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처로 인식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베스코는 시티와이어를 통해 “삼성전자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할 때 TSMC를 대체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라며 “애플과 같은 TSMC 고객사가 삼성전자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인베스코는 중국과 대만 사이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삼성전자가 TSMC를 넘어서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90%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봤지만 여전히 낙관적 시각이 이어졌다.
메모리반도체 제조 역량이 탄탄하다는 점과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곧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한 것이다.
인베스코는 시티와이어를 통해 “삼성전자는 우리가 투자 대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주기적으로 반도체 업황 침체기에 씨앗을 심고 다음 호황기에 결실을 거두곤 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