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20-07-02 15: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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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롯데그룹의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짜는 ‘싱크탱크’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2일 롯데그룹 안팎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임직원들에게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며 미래를 예측해 기존 사업방식에 변화를 줘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9년 8월1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엘리 코헨 (Eli Cohen)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만나 스타트업 투자 및 경제 교류 활성화를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야니브 골드버그(Yaniv Goldberg)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경제무역대표부 대표, 오하드 코헨(Ohad Cohen) 경제산업부 대외무역담당 차관, 엘리 코헨 장관, 신동빈, 이진성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 이종호 롯데정보통신 AI테크센터 부문장. <롯데지주>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2002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롯데경제연구소를 전신으로 하는 조직이다.
이후 롯데쇼핑 정책본부 아래 조직인 롯데미래전략센터로 운영되다 2017년 롯데미래전략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같은 해 12월 롯데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다.
신 회장은 과거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롯데경제연구소를 지켜봤는데 지주사체제 이후 그룹 전체의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을 확장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그룹 경영의 현안 해결과 재무관리 등에 집중하고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그룹의 방향성 및 성장동력을 연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에는 거시경제 연구 및 업권별 분석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소로서 색채가 강했는데 이제는 그룹의 경영전략 및 발전과제를 연구하고 내부 직원들에게 산업동향을 알려주고 관련 이슈 등을 연구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롯데지주가 그룹의 전체적 방향을 이끌고 가는 주체로 전면에 나선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싱크탱크 노릇을 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소 등 다른 주요 그룹의 연구소들과 비슷하게 외부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주로 그룹 내부의 용역을 맡아 진행한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2002년 첫 출범 당시 다양한 경제분야의 석·박사 30여 명으로 꾸려졌는데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뒤 연구분야를 더욱 넓히면서 현재 50여 명의 연구인력이 일하고 있다.
주로 연구인력인 만큼 다른 계열사와 순환인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코로나19 등으로 유통과 식품, 호텔, 화학 등 주요 그룹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디지털 전환(DT)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걸맞은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
신 회장이 5월 롯데지주 임원회의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트렌드 변화와 우리 사업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 겸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전무)이 7년째 이끌고 있다.
이 소장은 1969년에 태어나 경성고등학교와 서울대 국제경제학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미국 컨설팅회사와 동원F&B 건강식품사업부장, CJ제일제당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을 거쳐 2009년 롯데경영경제연구소에 합류한 뒤 2014년부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소장은 2016년 롯데그룹이 100억 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재 100억 원을 각각 출연해 만든 ‘롯데 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롯데 계열사와 연계 사업을 진행하는 곳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대표적 조직으로 꼽힌다.
이 소장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나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7년 독일 소비재 포럼(CGF)을 참석할 때 같이 동행하는 등 핵심 임원들이 그룹의 새 먹거리를 찾는 자리에 함께 하고 있다.
그룹 주요 CEO(최고경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룹의 핵심참모로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롯데미래전략연구소를 단순히 경영이론을 다루는 조직이 아니라 현장과 그룹의 경영전략을 아우르는 ‘싱크탱크’로 자리매김 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소장 외 다른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임원진을 살펴보면 이종현 롯데지주 CSV팀장과 이재홍 롯데지주 경영전략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진용 건국대 경영대 교수가 올해 3월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이광영 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도 7월부터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