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JKL파트너스는 롯데그룹의 품을 떠난 롯데손해보험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를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인수금융 주선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있다.
금융당국이 지급여력(RBC)비율을 산출하는 데 반영하는 퇴직연금 위험액의 비중을 순차적으로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6월 말에도 이 비율이 기존 35%에서 70%로 늘어난다.
지급여력(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퇴직연금 위험액의 비중이 높아지면 요구자본이 커져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금감원은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이 150% 미만이면 경영진 면담 등 사전관리를 시작하고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등 시정조치를 내린다.
롯데손해보험은 퇴직연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해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6조6천억 원이다. 2014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퇴직연금 강자’로 불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조치로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3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 163.1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자본확충을 서두르지 않으면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보다 낮아지는 것은 물론 100% 미만으로 떨어질 위험성도 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JKL파트너스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일이 없다”며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 유상증자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품에 안은 뒤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JKL파트너스로서는 시장에 JKL파트너스의 경영역량을 보여주고 롯데손해보험을 향한 우려를 가라앉혀야 하는 셈이다.
롯데손해보험이 롯데그룹을 떠나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다수의 신용등급 평기기관들이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을 낮춘 바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기존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은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했던 것”이라며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하면 롯데그룹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다소 커진다”고 분석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목적을 두고 2천~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의 현황을 파악한 뒤 증자규모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JKL파트너스는 당분간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 계획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