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정부가 북한의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정황에 대응해 금융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그래픽 연합뉴스> |
가상화폐 해킹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정권 유지에 필요한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지목되는 만큼 미국의 제재는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도 변수로 꼽힌다.
3일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모던디플로머시는 미국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연관된 가상화폐 지갑과 거래소, 자금세탁 조직에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현지시각으로 10월31일 북한의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0억 달러(약 8조 원) 이상의 자산을 탈취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해킹 조직이 확보한 자산을 이더리움으로 전환하는 정황을 확인했으며 추가 자금세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모던디플로머시는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산 규모만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의 6분의1 수준에 이른다는 분석을 전했다.
북한이 2026년 들어 얻어낸 가상화폐는 모두 76억 달러(약 10조2천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는 블록체인 분석 기업 엘립틱의 집계도 제시됐다.
모던디플로머시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2026년 전 세계 가상화폐 해킹 피해액 가운데 북한의 비중을 89%로 추산했다.
체이널리시스의 알렉 제브릭 아시아태평양 글로벌서비스 수석매니저는 “북한 해킹 조직은 막대한 수익을 노리고 대형 거래소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던디플로머시는 미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가상화폐 탈취를 단순한 범죄 수익이 아니라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융 제재 조치가 시행되면 북한이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자산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 ▲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 <연합뉴스> |
엘립틱은 이미 이번 바이낸스 해킹 사고로 탈취된 자산 가운데 44%가 동결되거나 압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자산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해킹 조직의 통제 아래 있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처럼 직접 동결하기 어려운 가상화폐로 보유돼 있다고 분석했다.
엘립틱은 북한 해킹 조직이 향후 수개월에 걸쳐 탈취한 가상자산을 소규모로 거래하고 장외거래 중개업자를 통해 현금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화 거래소 등으로 자산이 이동하는 시점이 추가 차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미국 재무부는 2022년과 2023년에도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세탁에 이용된 가상화폐 서비스 블렌더와 신드바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사례가 있다.
북한이 미국의 해킹 의혹 제기에 이례적으로 빠르게 반박한 것도 추가 금융 제재에 관련한 우려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3일 미국 FBI의 발표를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판하며 이는 북한을 사이버 범죄 국가로 몰아가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고려해 북한이 재검토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모던디플로머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회담 재개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이번 갈등이 외교적 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화 재개를 추진하려면 가상화폐 해킹 의혹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상의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모던디플로머시는 결국 이번 사건이 추가 금융 제재로 이어질지, 또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새로운 걸림돌이 될지는 미국의 후속 대응과 북한의 반응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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