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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과징금 결론 임박, 대폭 감경에 은행권 연말 실적 방어 힘받나

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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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가 오랜 진통 끝에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당초 조 단위로 예상됐던 과징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은 제재 불확실성을 덜고 충당부채 일부를 환입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 부담이 커지는 연말에 환입 효과가 더해지면서 실적 방어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ELS 과징금 결론 임박, 대폭 감경에 은행권 연말 실적 방어 힘받나
▲ 홍콩 ELS 과징금의 최종 결정이 임박하면서 은행권이 장기간 이어진 제재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비공개로 열리는 임시 안건검토소위원회에서 홍콩 ELS 제재안을 심의한 뒤 4일 정례회의에 상정할 계획을 세웠다.

예정대로 최종 의결이 이뤄지면 2024년 1월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로 시작된 은행권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 절차가 약 2년10개월 만에 마무리된다.

홍콩 ELS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H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지수 하락 여파로 2024년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졌고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주요 판매 은행 5곳이 과징금 부과 대상에 올랐다.

은행권은 이번 심의에서 과징금이 기존보다 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6월 약 6천억 원으로 조정된 과징금이 최종 의결 과정에서 3천억 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징금 규모는 오랜 기간 제재 논의 과정을 거치며 이미 여러 차례 줄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이들 은행에 약 2조 원의 과징금을 사전통지했다. 그 뒤 올해 2월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약 1조4천억 원으로 낮춘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겼다.

그러나 금융위가 5월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 보완을 요구하며 제재안을 돌려보내자 금감원은 6월 재심의를 거쳐 과징금을 약 6천억 원으로 더 낮췄다. 

은행들은 대규모 자율배상과 피해 구제 노력 등을 근거로 추가 감경이 필요하다고 지속 주장해 왔는데 이 같은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의 판매분을 과징금 산정에 얼마나 포함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금융회사 사이 형평성을 고려한 산정 방식도 검토되면서 은행별 최종 부과액은 막판까지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ELS 불완전판매는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례로 향후 불완전판매 제재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리와 제재 수준을 둘러싼 논의가 길어진 측면도 있다.

금융당국은 홍콩 ELS처럼 제재 수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절차가 장기화하는 일을 막기 위해 금융위·금감원의 주요 제재 사전조율을 공식화·정례화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홍콩 ELS 관련 과징금이 거듭 감경되면서 추가 비용을 우려하던 은행들은 오히려 충당부채 환입에 따른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은행은 최종 제재에 앞서 충당부채 일부를 환입했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은 올해 2분기에 ELS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를 각각 837억 원과 1102억 원 환입했다.

농협은행도 관련 충당부채 일부를 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환입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충당부채 환입에 자산관리 부문 실적 호조가 더해지면서 2분기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5% 늘어난 3196억 원을 거뒀다. 충당부채 환입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힘을 보탰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관련 충당부채를 환입하지 않았다. 

6월 말 기준 홍콩 ELS 제재 관련 충당부채 잔액은 국민은행 3609억 원, 하나은행 1263억 원, 신한은행 690억 원, SC제일은행 406억 원 등이다. 

과징금이 약 3천억 원까지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이미 일부를 환입한 은행들도 추가 환입 여력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이 올해 6월 제시한 은행별 과징금 추정치에 50%의 추가 감경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국민은행 1535억 원, 신한은행 445억 원, 하나은행 395억 원, 농협은행 400억 원, SC제일은행 235억 원으로 계산된다.

이 가정에서는 6월 말 잔액이 확인된 네 은행 모두 과징금이 기존 충당부채를 밑돈다. 다만 이는 약 6천억 원의 과징금이 거론됐을 당시 증권사 추정치를 절반으로 줄인 단순 계산으로 금융당국이 조율하는 은행별 부과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홍콩 ELS 과징금 결론 임박, 대폭 감경에 은행권 연말 실적 방어 힘받나
▲ 과징금 감경에 따른 충당부채 환입이 은행권의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이 같은 환입은 비용 부담이 커지는 연말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다.

은행권은 통상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과 추가 충당금을 반영하는 4분기에 다른 분기보다 순이익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ELS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 환입은 이러한 비용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한때 대규모 추가 비용 우려를 낳았던 과징금이 거듭된 감경을 거쳐 오히려 연말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충당금 적립과 환입 규모는 은행별 상황과 내부 기준 등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충당금 환입이 이뤄지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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