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승환 지마켓 대표이사가 이마트와 연계한 퀵배송 서비스를 이르면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형제기업 SSG닷컴과의 사업영역 중복을 피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
오픈마켓 중심의 사업구조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여겨지지만 적잖은 문제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에서 이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는 형제기업인 SSG닷컴이 이미 이마트 점포를 활용해 신선식품 배송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G마켓과 SSG닷컴이 과거 중복사업 탓에 영역을 조정했던 경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 대표가 퀵배송을 통해 SSG닷컴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지마켓에 따르면 회사는 새로운 온·오프라인 연계(O2O)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르면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퀵커머스는 한 두 시간 이내의 신속배송을 뜻한다.
지마켓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마트와 협력을 통한 신선·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새벽·주간배송으로 빠르게 상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지마켓의 온라인 판매 채널에 이마트의 오프라인 장보기 기반을 결합하는 시도다. 다양한 판매자의 상품을 중개하는 기존 오픈마켓 기능에서 나아가 신선식품과 마트 상품을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신선식품 등 장보기 상품은 일상적으로 반복 구매하는 특성이 있어 지마켓으로서는 기존 이용자의 구매 빈도를 높이고 새로운 주문 수요를 확보할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신규 서비스가 SSG닷컴의 기존 장보기 배송사업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모두 신세계그룹과 연결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SSG닷컴은 이미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즉시배송과 새벽·주간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SSG닷컴이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것은 벌써 1년이 넘었다. 2025년 9월 출시한 '바로퀵'은 올해 10월 기준 전국 90개 이마트 점포에서 운영되고 있다. 점포 반경 3km 이내 고객에게 식품과 생활용품 등 1만8천여 종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바로퀵의 올해 8월 하루 평균 주문 건수는 2025년 9~11월 하루 평균보다 약 7배 증가했다. 올해 1~8월 매출에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이른다.
SSG닷컴은 올해 7월부터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2시간 배송'도 확대하고 있다. 9월 기준 21개였던 운영 점포를 10월 중 33개로 늘리고 연말까지 55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바로퀵이 소량의 근거리 장보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2시간 배송은 생수와 쌀, 계란 등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상품까지 배송한다. 2시간 배송을 도입한 점포의 올해 9월1~27일 쓱배송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지마켓도 기존에 SSG닷컴의 배송망을 활용해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22년 8월 출시한 온라인 장보기 전용관 '스마일프레시'가 대표적이다.
지마켓 고객이 SSG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을 통해 이마트몰 상품을 주문하도록 연결한 서비스로,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와 이마트 점포 후방의 PP센터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PP센터는 매장 상품을 온라인 주문에 맞춰 집품·포장하는 소규모 물류거점이다.
| ▲ 지마켓은 2022년 8월 온라인 장보기 전용관 '스마일프레시'를 출시했다. <지마켓> |
이런 흐름을 감안할 때 G마켓의 퀵커머스가 SSG닷컴의 퀵커머스와 상당 부분 고객층이 겹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지마켓도 새로운 장보기 배송서비스의 차별화 필요성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O2O 퀵배송이 기존 스마일프레시·이마트몰과 별개 사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가까운 거점에서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들고 있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올해 9월에는 신규 O2O 서비스의 고객 유입과 구매 전환, 재구매 등을 담당하는 그로스 마케팅 매니저를 모집했다. O2O와 퀵커머스, 신선식품 및 배송 관련 업무 경험자를 우대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지마켓과 SSG닷컴은 이미 중복사업 때문에 영역을 조정한 전례가 있다.
SSG닷컴은 2022년 9월 지마켓과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이유로 같은 해 10월 말까지 오픈마켓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프리미엄 플랫폼으로, 지마켓을 상품 구색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오픈마켓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2022년에는 SSG닷컴이 중복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지마켓이 SSG닷컴의 주력인 장보기 배송으로 영역을 넓히는 상황이다. 신규 서비스가 기존 사업과 차별화되지 못하면 두 플랫폼 사이에서 다시 사업영역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마켓이 이마트 연계 퀵배송 도입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2025년 10월21일이다. 당시 장 대표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마트 매장과 연계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개선하고 이르면 2026년 상반기에 O2O 기반 퀵배송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에게 새로운 장보기 서비스는 지마켓의 성장 영역을 확대하는 사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의 공동창업자로 인도네시아 최고경영자(CEO) 등을 지낸 장 대표는 2025년 9월 지마켓 대표에 올랐다. 같은 해 10월에는 연간 7천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거래액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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