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의 투자 협상 시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약 12조 원(최대 90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투자 계약의 윤곽이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 ▲ 지난 9월3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를 방문한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코퍼레이션 회장(왼쪽 두 번째)과 박준우 브룩필드코리아 대표(맨 왼쪽)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 세 번째), 최수연 네이버 CEO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대한 투자 협의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네이버> |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성 회의론이 불거진 가운데 최수연 네이버 사장이 유리한 투자 조건을 확보하고, 대형 수요처를 확보해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정보기술(IT) 및 투자은행(IB)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가 지난 7월27일 브룩필드와 시작한 12주간 투자 협상 시한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마무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사업 계획을 넘어 세부 투자 조건과 국내외 금융기관을 통한 대규모 대출 조건을 확정하는 본계약 체결 절차다.
오는 30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네이버 대상 10억 달러(약 1조48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금 납입 역시 브룩필드의 본투자 확정과 금융권의 대출 승인을 선결 조건으로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워낙 규모가 큰 거래인 만큼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브룩필드가 이번 사업을 핵심 파트너십으로 공식화한 만큼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회장은 지난 9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를 만나 "자본 투자자를 넘어 장비·인프라 조달과 고객 유치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추진하는 ‘AI 팩토리’ 1단계 사업은 국내 20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건물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네이버가 직접 사들이는 대신, 브룩필드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V)이 최대 90억 달러를 조달해 소유하고, 네이버에 대여하는 방식이다.
브룩필드가 자체 인프라 펀드로 일부 자금을 대고, 나머지 자금은 국내외 금융기관 대출로 메운다. 국내 대주단으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네이버는 100% 지분을 가진 운영 자회사를 통해 브룩필드의 데이터센터 설비를 통째로 빌려 사용하고, 기업 고객에게 재판매해 마진을 남기는 사업 구조다.
| ▲ 네이버는 지난 6월부터 엔비디아와 AI 컴퓨팅 인프라 공동 구축 및 운영 사업을 신사업으로 본격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사옥. <네이버> |
시장에서는 이번 본계약에서 결정될 조달 금리와 네이버-투자자 간 위험 분담 비율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이와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회사채 가격 급락과 함께 수익성 논란을 겪고 있은 만큼,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대목이기도 하다.
GPU 매입 자금을 고금리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코어위브는 가파른 AI칩 감가상각 주기와 특정 고객 의존 문제로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코어위브는 네이버가 AI 팩토리 사업 구조를 처음 공개했을 당시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가장 유사한 사례로 꼽혔던 곳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고금리 부담을 최소화하고 장기 안정성을 담보할 투자 계약 조건을 이끌어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AI 인프라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역시 데이터센터 고객사 유치가 지연되면서 지난 6월 AI 데이터센터 사업 발표 뒤 당시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 엔비디아 납입 일정에 맞춰 금융권 대출 승인과 본계약 체결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고객사와 데이터센터 계약 소식이 연내 가시화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오클라우드 전문 기업들과 달리, 네이버는 플랫폼 본업 위에 AI 인프라가 더해지는 구조라 현금 여력과 기초 체력이 다르다”며 “브룩필드와의 투자 협의 내용 역시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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