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추진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보안 강화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 ▲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차세대 전산시스템의 정보보안 역량 강화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 |
20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소형 금융사의 정보보안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가운데 특히 저축은행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가 해커라면 보안을 뚫기 어려운, 대형은행을 뚫으려 노력하지 않을 것 같다”며 “작은 규모의 금융사를 뚫으려고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등을 통해 금융사 보안을 뚫는 것이 훨씬 더 쉬울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보안이라든지 예산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저축은행의 보안 취약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8일 국감에서 “작은 회사에서 해킹 피해가 커진다”며 “4대 시중은행의 보안 전담 인력이 평균 92명인 것에 반해 저축은행은 보안인력이 평균 6명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소형 금융사 가운데서도 저축은행의 보안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최근 금융권 정보유출 사태에서 저축은행의 피해 규모가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9월30일 해커의 공격으로 4만 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 은행권에서 침해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신한은행의 유출 규모인 약 2만5천 명을 크게 웃돈다.
OK저축은행에서는 유출 피해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사고 규모가 불어났다.
OK저축은행은 대출 신청 웹페이지를 통한 정보유출 규모를 처음 183명으로 파악했으나 추후 250명으로 늘어났다. 모바일 수신서비스 이용자 268명의 정보 유출 사실이 더해지면서 전체 피해 규모는 518명으로 확대됐다.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정보보안 수준을 높이는 일이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업계 전산 인프라를 지원하는 저축은행중앙회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60여 곳은 여·수신 업무를 처리하는 전산망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독자 전산망 구축·운영 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분담금을 내고 중앙회 시스템을 활용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중앙회 전산망이 해킹 공격을 받으면 개별 저축은행에 국한되지 않고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는 60여 개 저축은행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예가람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중앙회 전산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최근 예가람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정보 유출 사고는 중앙회 전산망과 무관한 외부 업무시스템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가람저축은행은 별도로 운영하는 고객정보 사이트에서, OK저축은행은 별도의 대출 신청 웹페이지와 모바일 수신서비스 관련 페이지에서 정보가 새어나갔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정보유출 사고의 침입 경로는 각 저축은행이 사용하는 별도의 IT 설루션으로 중앙회 전산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의 침해 사고가 중앙회 전산망을 통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보안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 구축 사업에서도 보안 역량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 회장은 그동안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보안 강화를 꼽고 정보보호 역량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 저축은행중앙회가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으로 정보보안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
오 회장은 6월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금융보안 세미나’에서도 “금융보안은 기술적 침해 예방 업무를 넘어 ‘고객과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금융보안 강화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 투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IT시스템에서도 정보보안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026년 7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상 소요 기간은 약 22개월로 2028년께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은 오 회장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오 회장은 연임이 결정된 2025년 3월 저축은행중앙회 정기총회에서 자산 건전성 개선, 저축은행 역할 확대, 예보료율과 인수합병 등 규제 완화와 함께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당시 오 회장은 “이번(두 번째) 임기 동안 네 가지 현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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