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을 터널형 장치에 투입해 3D 시뮬레이션으로 차량 외관을 검사하는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기술’을 개발 중이다. 16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E-포레스트 테크데이' 행사장에서 기아 PV5가 이 기술로 외관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최영태 현대차그룹 제조솔루션본부 E-포레스트센터장은 지난 16일 경기 의왕시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E-포레스트 테크데이’ 미디어 투어에서 이같이 말했다.
E-포레스트 테크데이는 현대차그룹이 스마트팩토리 혁신 제조 기술을 공유하는 신기술 전시회다.
올해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운영되는 첨단 스마트팩토리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 기반 기술과 자율화·자동화 기술, 에너지 솔루션, 미래 모빌리티 등을 주제로 제조 신기술 200여 건을 전시한다.
현대차그룹은 1975년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한 자동차 ‘포니’를 내놓은 이후 50년 동안 생산기술 혁신을 지속해 왔다.
1997년에는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현대차 아산공장에 차체 용접 100%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고, 2012년에는 공장 구조, 설비 등을 표준화한 북경 제3공장을 건설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미국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울산 전기차 공장 등에서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공장의 목표는 자율운영 공장이다.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고,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장을 더 안전하고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율운영 공장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피지컬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봇이 주변 환경과 사물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판단하며, 정밀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 ▲ 이번 행사에서는 제조 특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인 ‘폴라리스’가 공개됐다. 시연 영상에서 작업자가 “7월 차체 결함 톱3를 알려주고, 최대 건수에 대한 원인과 조치 방법 알려줘”라고 묻자 결함이 발생한 공정 건수의 순위와 해결 방법을 정리해 보여줬다. <현대자동차그룹> |
기존에는 공장별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투자와 데이터가 분산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시스템 중심의 구조를 하나의 표준 제조 플랫폼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인 ‘폴라리스’가 소개됐다. 폴라리스는 데이터 조회·해석과 제조 노하우 검색, 설비 매뉴얼 제작 등 공장 업무에 특화해 개발됐다.
시연 영상에서 작업자가 “7월 차체 결함 톱3를 알려주고, 최대 건수에 대한 원인과 조치 방법 알려줘”라고 묻자 결함이 발생한 공정 건수의 순위와 해결 방법을 정리해 보여줬다.
작업자들 사이에서 차체·도장·의장을 줄여 부르는 ‘차도의’라는 단어를 넣어 명령을 내려도 자연스럽게 작업을 수행했다.
폴라리스는 지난 9월부터 울산 전기차 공장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심(ISAAC SIM)’을 활용해 개발 중인 기술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작심은 실제 로봇을 제작하거나 배치하기 전에 가상 로봇 연구실 안에서 로봇 모델과 센서, 환경 등을 구현해 현실에서의 동작을 미리 검증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다.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작심을 활용하면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용접 로봇의 경로를 지정해주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활용된다.
기존 로봇 장비는 처음 작업에 투입할 때 사람이 직접 움직임을 입력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이 움직이는 경로를 자동 생성하고, 3D 비전 센서를 기반으로 용접 위치와 경로를 입력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 누수 방지를 위한 웨더스트립은 현재 작업자가 수동으로 장착하고 있는데 둥근 모양의 긴 고무를 차체에 부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기피 작업으로 꼽힌다. 로봇팔이 웨더스트립을 장착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차량을 터널형 장치에 투입해 3D 시뮬레이션으로 차량 외관을 검사하는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기술’도 현대차그룹이 공들여 개발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비전 기술에 대한 외부 업체 시스템 의존도가 95% 이상”이라며 “차종이 다양해질수록 외부 시스템을 이용하는 비용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을 위해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시연에는 기아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가 활용됐다. PV5가 터널 형태의 검사 기기를 통과하자 화면에 결함 위치가 점으로 찍히고, 크기까지 정리돼 표시됐다. 차량 1대당 고화질 사진 5천 장을 촬영해 검사를 진행하며, 1㎜ 크기의 결함까지 찾아낼 수 있다.
최 센터장은 자율운영 공장에서 로봇의 역할은 반복적이며, 작업자 부담이 큰 업무를 맡아 현장의 안전성과 작업 품질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어 가니쉬와 웨더스트립(누수 방지 고무)을 자동으로 장착하는 기술도 전시됐다.
도어 가니쉬 장착은 작업자가 허리를 숙이고 반복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웨더스트립도 현재 작업자가 수동으로 장착하고 있는데, 둥근 모양의 긴 고무를 차체에 부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기피 작업으로 꼽힌다.
그룹 관계자는 “로봇팔을 활용해 도어 가니쉬와 웨더스트립을 장착하면 작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균일한 생산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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