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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래에셋증권 상품지원부문 대표 박희찬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미국 중심 지수투자 바람직"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6-09-03 16: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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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래에셋증권 상품지원부문 대표 박희찬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미국 중심 지수투자 바람직"
▲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상품지원부문 대표가 2일 서울 을지로 센터원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상반기 빅테크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인공지능(AI) 버블론이 사그라지는 듯 싶더니 이제는 글로벌 주요국 국채금리 발작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극심한 변동성 속, 투자 포트폴리오는 과연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2일 서울 을지로 센터원빌딩에서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상품지원부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우선 AI 투자 경쟁이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높은 금리 상태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맞히려 하기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주식보다는 미국 주식 중심으로 자산을 나누고 개별 종목보다 지수형 상품을 활용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도 조언했다.

박 대표는 “긴 관점에서 보면 자산배분에서 주식이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AI와 그 밸류체인에 들어가 있는 반도체, AI 인프라는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이미 이익 전망과 밸류에이션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추세적으로 AI가 좋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최근 시장이 조정받은 가장 핵심적 이유는 추세가 아니라 성장 속도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현금만으로 투자를 감당하는 단계를 넘어 오라클과 구글 등이 채권 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에는 아마존과 메타 등으로 이런 흐름이 확산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과거에는 시중에 남는 돈이 많아 금리가 쉽게 오르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AI 쪽에서 돈을 너무 많이 끌어가고 있다”며 “아직 확실한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투자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구조가 미국 국채와 회사채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주면서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 구글이 검색시장의 승자로 자리 잡기 전까지 치열한 투자 경쟁이 이어졌던 것처럼 현재 AI 시장도 주도권 경쟁이 계속되는 단계"라며 "향후 시장의 승자가 뚜렷해지고 경쟁 구도가 정리돼야 과도한 투자 경쟁도 진정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 대표는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가 미국보다 AI 투자 둔화 위험에 더 민감하다고 봤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AI 투자 피크아웃 논란이 이어지면 코스피 전체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비중을 많이 가져가지 않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래부터 너무 많이 가져가면 안 되고 특히 지금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면 미국을 중심에 놓고 다른 국가와 업종을 추가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를 대신할 업종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봤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헬스케어와 바이오주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았지만 높은 금리를 고려하면 지속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최근 반도체가 꺾일 때 헬스케어가 살아났지만 단기적 대안밖에 되기 어려운 이유는 금리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히 바이오는 무조건 금리가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면에서는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도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소비재기업을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투자 선택지가 제한적이지만 화장품주는 이런 조건에 비교적 부합하는 업종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최근 화장품은 국내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소비재라고 봐야 한다”며 “수출이라는 관점에서 돌파구가 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이끄는 상품지원부문도 이런 투자철학을 실제 고객의 자산배분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투자상품의 변동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박 대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품을 제시할 때도 변동성이 큰 쪽을 줄이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상승에만 기대는 전략보다는 여러 투자전략을 결합하거나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는 등 변동성을 낮춘 상품 중심으로 추천상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하락할 것을 예상해 주식을 모두 팔고 현금을 들고 있다가 저점을 잡는 방식에는 부정적이었다. 한 번 맞힐 수는 있어도 장기간 같은 방식으로 고점과 저점을 계속 맞히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시장 타이밍 전략은 성공했을 때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한 번 맞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계속 맞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좋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기는 전략”이라며 “타이밍으로 시장을 계속 이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개인투자자가 시장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 금리 결정이나 지수의 단기 저점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투자구조라고 설명했다.

금리와 환율, 산업 사이클, 개별 기업을 모두 분석하면서 시장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오랜 기간 거시경제를 분석해 왔지만 주식투자는 좋은 종목을 가지고 100번의 풍파를 견디는 것이라고 항상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투자 시점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한 자산이 큰 하락 뒤에도 다시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일반투자자에게는 지수형 상품을 활용하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 대표는 “지수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느릴 수 있지만 성과가 부진한 종목은 빠지고 좋은 종목은 새로 편입되면서 구성 자체가 계속 바뀐다”며 “지수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이기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출신으로 20년 넘게 거시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 자산배분 전략을 분석해온 전문가다.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자산배분팀장과 리서치센터장을 지내고 올해 상품지원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겨 시장 전망을 실제 고객의 자산배분과 상품전략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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