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6-07-13 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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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다.
정 전 대표는 검찰개혁과 당원주권 강화를 앞세워 권리당원 표심 결집에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외연 확장을 통한 총선 승리 기반 구축을 내세우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개혁 선명성'과 '확장성'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 전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더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며 당대표직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중단 없는 개혁, 전광석화 같은 속전속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개혁이 민생이고 민생이 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통령에게 끝까지 의리를 지킬 사람은 저 정청래"라며 "당대표직을 이용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대선 승리의 기획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당정청 원팀·원보이스를 강조하며 자신이 이재명 정부를 가장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점도 부각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 전 대표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여전히 탄탄한 권리당원 지지층이다.
정 전 대표는 대표 재임 기간 검찰개혁과 당원주권 강화 등을 강하게 추진하며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이날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을 거론하며 "검찰개혁은 민주당 개혁의 깃발이자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기자회견 뒤 브리핑에서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1점도 변경될 수 없다"고 말하며 개혁 완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당권 주자들이 잇달아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 개혁 의제를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것도 권리당원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반면 김 전 총리는 개혁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합리적 중도와 보수까지 포용하는 '덧셈 정치'를 통해 외연을 넓히고 2년 뒤 총선 승리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김 전 총리가 '확장'에 무게를 두는 반면 정 전 대표는 '민주당다움'을 먼저 세우는 전략을 내세웠다.
정 전 대표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경쟁 구도를 의식한 듯 "민주당이 분열돼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전통적 지지자들을 먼저 묶어 세워야 한다. 기본 원칙에 충실하지 않은 외연 확장은 사상누각"이라고 말했다. 외연 확장에 앞서 민주당의 정체성과 전통 지지층 결집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2006년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지난 4~5년 동안 가장 많은 대화를 했다"며 "당정청 원팀·원보이스가 어긋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권리당원 1인1표제'를 도입했다. 정 전 대표도 이날 "1인1표제를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정 조직 기반보다 얼마나 폭넓게 권리당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변수는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별 선호 순위를 함께 선택한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의 표를 1순위로 꼽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차순위 후보에게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번 민주당 대표 선거가 김 전 총리, 송영길 의원 등과 정 전 대표 사이 대결구도가 형성된 만큼 선호투표제가 정 전 대표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친청(친정청래)계에서는 당헌·당규상 결선 투표와 선호 투표가 별개라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정 전 대표는 브리핑에서 "처음에는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면서도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헌·당규 문제가 해소되면 어떻게 결정하든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는 룰을 탓하지 않는다"며 "어떤 방식이 결정되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인1표에 기반한 당원주권은 얼마나 많은 당원이 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100%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 지역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룰을 둘러싼 신경전은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2일에도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후보 등록 전인 15일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신경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안양 지역 합동 당원간담회'에서 "올바른 노선과 리더십으로 당대표를 교체하지 못하면 우리 당도, 대통령도 흔들릴 것"이라며 정 전 대표를 직격했다. 정 전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김 전 총리의 2002년 탈당 전력을 겨냥해 "최악의 자기정치는 선거 때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남의 당 후보를 돕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최근 전략적 경쟁 속에서 현재까지는 김 전 총리가 다소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13일 발표한 민주당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전 총리 21.4%, 정 전 대표 20.1%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인 1.3%포인트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전 총리 45.2%, 정 전 대표 31.3%로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다만 실제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표심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정 전 대표는 자신의 강점인 권리당원 조직력과 개혁 의제를 앞세워 추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집권여당 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계파 공방이나 과거사 논란을 넘어 이재명 정부를 어떤 방식으로 뒷받침할지를 둘러싼 경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 성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 전 대표는 개혁 선명성을, 김 전 총리는 외연 확장을 앞세우며 당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16~17일 후보 등록을 받은 뒤 8월1일부터 권역별 순회경선을 시작하며 최종 당대표는 8월17일 전국당원대회에서 선출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 자체조사로 10일과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