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효력 정지 여부를 두고 법원 심문이 열렸다.
서울고법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16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 기일을 열었다.
| ▲ 서울고법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16일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
집행정지는 행정소송 본안 판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해 신청인의 피해를 예방하는 제도로,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될 때 법원이 집행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날 심문에서 쿠팡 측 대리인단은 공정위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오다 지난 4월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자연인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쿠팡 측은 이날 법정에서 "쿠팡은 전형적 외국계 기업집단으로 국내 기업들과는 지배구조가 다르다"며 "지난 5년간의 판단을 바꿀 만한 실질적인 기준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기준을 외국계 기업에 무차별 적용해 불필요하고 과도한 의무를 지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처분이 유지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의무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를 국내 법령에 따라 공개하게 되면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법적 리스크가 커진다는 것이다.
또 김 의장이 국내에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회사가 없어 효력을 정지하더라도 공익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올해 실시한 현장점검 결과,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확인돼 동일인 지정을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위 대리인단은 지난해까지는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를 인정하기 어려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뒀으나, 올해 점검을 통해 임원급 지위 확보, 주요 의사결정 참여, 업무 영향력 행사 등 3가지를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 측은 "대기업집단 제도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여기에는 공정위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므로 명백한 하자가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에는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법령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에 "현장점검 후 처분이 바뀐 근거가 와닿지 않는다"며 "김유석씨에 대해 다르게 판단하게 된 근거를 명확하게 정리해달라"고 공정위 측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직접 지정한 효력 정지 기한인 내달 15일 전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29일 동생 김유석씨가 사실상 쿠팡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간 쿠팡 법인으로 돼있던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변경해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쿠팡은 지난달 8일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