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정은 HD한국조선해양 ESG담당 상무가 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5 기후경쟁력포럼 : 성장을 위한 전환, 재생에너지 혁신의 마지막 기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조선산업의 ‘친환경 전환’ 경쟁에서 중국 조선 업계의 구조 전환 속도가 한국 조선업계를 앞지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정은 HD한국조선해양 ESG담당 상무는 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5 기후경쟁력포럼 : 성장을 위한 전환, 재생에너지 혁신의 마지막 기회’에 발표자로 나와 “조선업은 기후 규제를 맞아 구조의 전환이라는 본질적 변화에 직면했다”며 “친환경 기술을 넘어 조선업계의 표준·정책·규제·공급망·국제질서를 아우르는 변화”라고 말했다.
심 상무는 이날 ‘기후대응과 전환에 대한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도전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글로벌 해운·조선 산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인 ‘선박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과 유럽연합의 ‘배출권 거래제(ETS)’, ‘퓨얼EU마리타임(FuelEUMaritime)’ 등의 시행에 따라 탄소배출량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또 민간 기업들도 다양한 탄소중립 이니셔티브들에 참여해 스스로 탄소 배출량 기술 확보, 감축목표, 목표도달 시나리오 등을 스스로 설정하고 있다.
심 상무는 “이케아, 아마존, H&M, 나이키, 파타고니아, 필립스 등이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면서 국제 운송선박에 대한 탈탈소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상당히 비싼 운송 프리미엄을 감당해야 함에도 이 기업들은 고객이 원한다는 이유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선사들의 스코프(Scope)3 배출량 감축 목표에 따라 조선사의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도 요구되고 있다.
유럽연합 CSRD 규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는 2025년부터 회계연도의 지속가능경영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머스크, 하팍로이드, CMA-CGM 등 유럽의 주요 선사들은 스코프1·2·3에 따른 배출량, 감축목표, 이행 시나리오 등을 모두 공시했다.
그는 “이는 친환경 선박 기술 경쟁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해운사들의 스코프3 탈탄소 요구를 조선사들이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며, 친환경성 평가, 인권 역량 실사, 지역주도개발(CLCM) 선정 표준화에 호응하고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연료 효율이나, 운항 단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평가 등 성능 중심의 평가였다면, 이제는 원재료 조달→설계→건조→운항→폐기과정을 아우르는 환경평가를 수행해야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전생애 주기평가 기준 마련에서 중국 조선업계 대응이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고 심 상무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 조선업계는 2023년 12월에 조선제조업 녹색발전 행동강령을 발표해 2030년까지 친환경 조선 기자재 공급망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며 “국제 해운관련 기구의 전생애주기 평가 기준을 보면 한국 조선사는 각자 참여하는데 비해, 중국은 대표기관 한 곳만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중국 조선업계의 녹색발전 행동강령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은 조선 기자재 공급망을 표준 경쟁으로 인지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막대한 생산능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빠르게 늘리며, 한국 조선산업의 우위를 위협하고 있다”며 “기술표준 선점, 환경문제 공동대응을 위한 전후방 산업 협력 등 산업 전반의 경쟁우위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