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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애플 엔비디아 미국에 투자 행렬, 트럼프 '정치적 쇼' 출연 경쟁 불붙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4-15 15: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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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애플 엔비디아 미국에 투자 행렬, 트럼프 '정치적 쇼' 출연 경쟁 불붙어
▲ 엔비디아와 애플, TSMC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과 애플, 엔비디아 등이 잇따라 미국에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에 해결책을 적극 찾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이 대부분 현실적이지 않거나 과장되어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쇼’를 돕는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대선과 수입관세가 없었다면 엔비디아는 투자 발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미국에서 5천억 달러(약 712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 서버를 생산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자 이를 자신과 정부 관계자들의 공으로 온전히 돌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데자뷔’를 일으킨다. 최근 수 개월에 걸쳐 대규모 투자 계획이 제시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왔던 말이기 때문이다.

그는 애플이 최근 미국에 5천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등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도 “우리의 전략이 옳았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TSMC와 현대자동차그룹이 각각 미국에 대규모 설비 투자 증액을 결정했을 때도 해당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 거점을 늘린 것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임기 초반부터 밀어붙인 고율 수입관세 부과 및 이를 통한 미국 내 투자 압박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은 셈이다.

트럼프 정부는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산업, 한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비현실적 수준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뒤 이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현대차그룹이나 TSMC, 애플이나 엔비디아와 같이 이런 압박에 대응해 미국에 투자를 발표하는 기업을 적극 환영하며 이를 자신의 업적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는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타격이 아닌 중장기 수혜로 돌아올 것이라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정부 지원금이나 세제혜택 등 재정에 부담이 가는 방식을 활용하지 않고 전 세계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한 방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이 실제로 미국 제조업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효과를 두고서는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투자기관 DA데이비슨은 로이터에 “엔비디아의 5천억 달러 투자는 과장된 수치일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 발표한 5천억 달러 투자 책정 방식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애플 엔비디아 미국에 투자 행렬, 트럼프 '정치적 쇼' 출연 경쟁 불붙어
▲ 현대차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예상 조감도.
애플이 미국에 5천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을 당시 증권가에서는 이를 사실상 신규 투자로 볼 수 없다는 비판이 다수 제기됐다.

해당 금액에 포함된 투자금 대부분은 애플이 이미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됐고 일부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부터 추진돼 왔던 투자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210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을 때도 현지 매체 악시오스는 ‘잘 포장된 세일즈맨십’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자신의 공으로 돌렸던 것과 달리 해당 금액에는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추진됐던 사안이나 이미 진행되고 있던 투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엔비디아와 애플, TSMC는 모두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내용을 투자 계획에 포함했는데 상당 부분이 서로 중복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애플과 엔비디아 모두 TSMC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기로 했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이 모든 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미국에 손꼽히는 규모의 투자 목표를 제시한 기업들의 실제 집행 일정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이 약속된 투자를 모두 마무리하지 않더라도 트럼프 정부 아래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이러한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약속은 정치적 쇼에 가까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성과를 빛나도록 하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체면을 살려주는 데 공을 인정받은 기업은 관세 완화나 면제 등 실질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대차그룹과 애플, 엔비디아와 TSMC는 모두 미국 정부의 수입관세에 실적과 주가가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취약한 상황에 놓인 기업으로 꼽힌다.

앞으로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이 더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영향권에 놓이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 정부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다른 기업도 이러한 전례를 뒤따라 미국에 실체가 다소 불분명해도 명분을 세우기는 충분한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발을 맞추려는 시도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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