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3년 연속 영업적자에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어명소 국토정보공사 사장은 이를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신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어명소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이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
11일 국토정보공사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 위기에 조직통폐합 및 희망퇴직 등 효율화를 시행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국토정보공사는 2022년 16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2023년 716억 원, 지난해에는 8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손실 170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기준 국토정보공사 자본총계 5223억 원의 30%가 넘는 규모다.
이런 실적 부진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지적측량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어명소 사장은 지난 1월 진행한 관리자 워크숍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적측량 수요가 급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국토정보공사가 미래 지적측량 시장의 변화 예측과 대비에 소홀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 사장은 2023년 11월 취임하면서부터 "지적측량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디지털 정보 시대로 빠른 전환을 요구받는 등 공사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어 사장이 취임 한 달 만에 '국토정보공사 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가동한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됐다.
하지만 국토정보공사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경영성과평가 결과 D를 받아들었다.
국토정보공사는 영업수지 흑자 전환 목표시점을 2030년으로 잡고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들어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면서 경영평가에서 지적된 대로 신사업 확대를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주된 방향으로 잡았다.
국토정보공사는 지난해 12월 신사업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전략적 성장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 국토정보공사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1월25일 관리자 워크숍을 진행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
이에 따라 국토자산(국토망 조사·관리), 국토정보(데이터 통합 관리), 국토관리(국토도시 모니터링·스마트 행정)의 밸류업(Value-up) 3대 모델을 마련했다.
그동안 공을 들여온 '디지털 트윈 기술'과 이를 접목한 'LX 플랫폼'을 활용해 신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의 물리적 대상을 가상 공간에 실시간으로 '쌍둥이처럼' 구현하는 기술이다. LX플랫폼은 국토정보공사가 디지털 트윈과 공간정보를 융합해 구축한 국토 관리 시스템이다.
어 사장은 취임 당시 "LX플랫폼에 기반한 디지털트윈을 확대 구축해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토정보공사는 베트남 건설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 LX플랫폼을 소개하기도 했다.
2023년 12월 국토정보공사는 2023년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사우디 디지털 대전환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경영평가에서도 "디지털트윈 도시환경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융·복합 및 통합관리체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우디 주요 5개 시 DT플랫폼사업을 통해 1억 달러를 수주했다"는 점을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국토정보공사는 그 뒤 이렇다할 디지털 신사업 수주 소식을 내놓지 못했다. 어 사장으로서는 디지털 전환 관련 신사업을 빠르게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여 사장과 함께 비상경영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LX공사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는 적기에 경영 위기에 처한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어 사장은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아시아공과대학에서 도시환경관리학 석사,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받았다.
1993년 행정고시(37회)에 합격해 국토교통부 제2차관·대변인·항공정책관·종합교통정책관·교통물류실장 등을 역임했다.
국토정보공사 관계자는 "전략적 성장 사업 모델을 통한 신사업을 추진해 경영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