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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 확대 주문, '그럼 우리는?' 중기특화사 유명무실 우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5-04-11 15: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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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위원회가 종합금융투자증권사(종투사)에게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주문하면서 중소기업특화증권사(중기특화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가고 있다.

자본 규모에 따라 양극화가 심한 증권업계인 만큼 중기특화사의 제도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 확대 주문, '그럼 우리는?' 중기특화사 유명무실 우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9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9일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 종투사 제도개선을 중심으로’ 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종투사들이 부동산 자산에 대한 자본공급을 줄이고 중견, 중소,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에의 공급을 늘리라는 것이다.

종투사란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 원 등 기준을 달성한 대형 증권사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취득하는 자격이다. 

종투사가 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되며 펀드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전담중개업무 서비스가 가능해져 기업금융(IB) 역량이 대폭 증대된다.

다만 현재 종투사 제도는 취지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자금융통을 활성화 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제정됐으나 종투사들이 부동산 자본공급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오히려 부동산 하락기에는 손실만 키우게 됐다. 이에 금융위가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위 안에서 특히나 주목되는 부분은 발행어음의 일정 부분을 모험자본 공급에 의무지운 것이다.

발행어음이란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일부 종투사가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발행하는 단기금융상품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활발히 발행하고 있는데 적잖은 수익원이 되고 있다.

금융위는 앞으로 종투사들의 발행어음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을 줄이고 그 대신 모험자본 비중을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상향하는 의무를 신설했다.

2024년 9월 말 기준 종투사들의 발행어음 조달액 대비 총자산 중 모험자본 비율은 11.3%에서 27.0%로 다양하다. 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일부 대형사들이 모험자본 공급을 향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는 향후 종합투자계좌(IMA) 서비스 인가를 취득하는 증권사들도 발행어음과 동일하게 IMA 운용자산의 25%를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의무화 한다. 

IMA란 종투사가 자기자본 규모 8조 원을 넘기면 제공이 가능해지는 서비스로 발행어음과 같이 탄탄한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금융위로부터 이 자격을 인가받아 영위하는 증권사는 없다.

문제는 이처럼 대형 종투사들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함에 따라 중기특화사들의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중기특화사는 중소형 증권사들이어서 종투사들과의 체급 차이가 크다.

중기특화사는 중소·벤처기업 대상 금융 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6년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제도이다. 관련 금융지원 실적 등을 고려해 2년마다 외부 평가를 거쳐 금융위원회가 선정한다.

결국 종투사나 중기특화사나 모두 금융위가 만든 제도인 것이다. 
 
금융위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 확대 주문, '그럼 우리는?' 중기특화사 유명무실 우려
▲ 중기특화사의 대표격으로 IBK투자증권이 꼽힌다.

그런데 증권업계는 대형사들의 우월적 지위로 인한 양극화가 극심해 중기특화사의 취지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렇잖아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가 심하다”며 “앞으로 인지도나 자본규모를 고려해서라도 중소/벤처 기업들이 차라리 대형사와 손잡지 굳이 중소형사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도 “중기특화사 제도의 고유 영역이 종투사와 겹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부 입장에선 혁신기업에의 자본공급이 중요하므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모험자본 공급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의 육성이라는 중기특화사의 취지가 종투사 모험자본 확대의 그늘에 가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중기특화사가 그 역할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기특화사의 대표격인 IBK투자증권의 경우 코넥스 상장 등을 중심으로 중소/벤처기업들을 활발하게 자본시장으로 이끈 바 있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그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증권사들이 벤처와 혁신 기업들을 활발히 지원하게 하는 것이 바램”이라며 “중기특화사에 대한 인센티브나 저리대출 등 혜택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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