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병우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새 사명 ‘iM금융’으로 출발하며 첫 단추를 잘 꿴 것으로 보인다.
새 사명으로 받아드는 첫 분기 성적표가 양호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황 회장이 iM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으로서 경영 수완을 입증할지 관심이 쏠린다.
▲ 황병우 iM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지주사 사명 변경과 함께 실적 개선 흐름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월 신년사를 하는 모습. < iM금융 > |
11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iM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지난해보다 좋은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파악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iM금융지주는 1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이 제거되며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연결기준 순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iM금융지주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컨센서스는 1378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강 연구원이 추정한 올해 iM금융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515억 원이다. 2024년 1분기보다는 약 35% 늘고 컨센서스도 약 9.8% 웃도는 수치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M금융지주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을 1373억 원으로 추산했다. 1년 전보다 23% 늘어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분기 순이익만이 아니라 연간 순이익도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지난해 iM금융지주 실적에 큰 타격을 준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여파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M금융지주는 지난해 부동산 PF 충당금 영향에 연간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2208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무려 43.1% 줄어든 것이다.
충당금 문제는 증권 계열사인 iM증권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발생한 만큼 시장에서는 올해 iM금융지주 실적 개선의 핵심은 iM증권 수익성 정상화에 있다고 바라봤다.
황 회장도 이를 의식하며 2월 주주 및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 등에서 “그룹 전체는 PF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적극 대응해 왔다”며 “올해는 PF 관련 부담 없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에서도 올해는 iM증권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충당금 여파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부터 iM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에서 부동산PF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iM증권 PF 충당금이 큰 폭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회장은 계열사 충당금 부담을 덜어낸 뒤 핵심 계열사인 iM뱅크를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가 회장 임기 2년 차인 동시에 iM뱅크(옛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1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는 점은 황 회장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황 회장은 2023년 iM뱅크 행장으로 발탁됐다. 그 뒤 시중은행 전환과 시중금융지주 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특명을 안고 2024년 3월 iM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르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해 왔다.
▲ 황병우 iM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 6번째)은 iM뱅크 출범 1주년이 되는 올해 DGB금융지주는 iM금융지주로 사명을 변경하며 시중금융지주로서 본격 재도약을 준비한다. 사진은 3월 지주사 사명 변경 뒤 간판을 바꿔단 모습. < iM금융 > |
하지만 iM뱅크는 아직 시중은행으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iM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황 회장을 iM뱅크 행장 후보로 추천했고 황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행장직을 1년 더 겸임하게 됐다.
당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을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도약과 조직 안정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상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시장에서는 겸임 체제 연장을 의아하게 보기도 했다. 지주와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이끄는 인물이 같으면 투명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구심을 일축하려면 황 회장은 한해 더 이어지는 겸직 기간에 iM뱅크 시중은행 안착과 실적 개선 등으로 ‘의미 있는 겸임’이라는 평가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
황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사명 변경을 공식화한 뒤 “금융권 최초로 지역에 본사를 둔 시중금융그룹으로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가속할 것”이라며 ‘시중금융그룹’ 도약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도 “과거에 생각하던 변화 수준을 뛰어넘어 그룹을 재탄생시키기 위한 본격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혁신 가속화를 다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