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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밖에 없다" 허인철 오리온 매출 10조 원대한 꿈, 탐나는 물건 없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4-11 14: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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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밖에 없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9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인철</a> 오리온 매출 10조 원대한 꿈, 탐나는 물건 없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사진)이 언제든 인수합병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거듭 내비치고 있다. 오리온의 인수합병은 매출 10조 원을 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수단이다.
[비즈니스포스트]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인수합병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매출 3조 원을 갓 넘긴 오리온이 매출 10조 원 규모의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인수합병(M&A)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는 것이 허인철 부회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꿈을 실현할 만한 적합한 매물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과 베트남 등의 주요 식품기업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수년째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오리온에 따르면 허인철 부회장은 10일 서울 용산 오리온 본사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주관 간담회’에 직접 나와 인수합병 의사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이 필요하며 자금력도 충분하다”며 “오리온은 연간 영업이익 5천억 원을 내고 있으며 자본적 지출(CAPEX)를 감안해도 해마다 약 2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대상도 명확하게 못 박았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1순위로 식품기업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인수합병 발언은 최고경영자 주관 간담회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멘트다.

오리온이 2022년 4년 만에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부활했을 때도 “식품사업에 한정해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이 인수합병에 소극적인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괜찮은 매물이 있다면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각인하기 위한 행보라는 뜻이다.

실제로 오리온은 2024년 1월 바이오기업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5500억 원가량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러나 밑그림이 정확하게 구현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1순위로 꼽은 식품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으로 분야를 좁히면 오리온의 성과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최근 10년 사이 품에 안은 주요 식품기업은 2016년 제주용암수가 유일하다.

오리온이 식품기업 인수에 유독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이유는 적합한 매물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식품산업은 M&A가 활발하지 않다”고 토로한 것은 이런 고민을 집약해 보여주는 발언이다.

그의 말대로 식품산업 관련 매물을 아시아권에서 찾는 것은 힘겨운 일이 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중화권 기업의 인수합병 거래액은 2020년부터 5년 연속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시장에서 사고 팔린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 거래액이 2020년 5530억 달러에서 2024년 3040억 달러로 45% 감소했다.

허 부회장이 “오리온에 도움이 되는 업종이라면 이종산업이어도 긍정적으로 인수합병을 검토할 것”이라며 식품산업 이외의 기업 인수를 또 추진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놓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으로 여겨진다.
 
"M&A밖에 없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9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인철</a> 오리온 매출 10조 원대한 꿈, 탐나는 물건 없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식품기업 인수합병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이종산업 매물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홈플러스나 바이오기업 인수 등에는 손을 뻗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홈플러스 등 유통채널 인수 가능성을 놓고 “2015년 인수를 추진할 당시 산정했던 홈플러스의 적정기업가치가 4조 원이었는데 MBK파트너스가 7조 원 이상에 사들였다”며 “유통은 운영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실패할 수 없는 비즈니스”라며 홈플러스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바이오 관련 투자 방향성과 관련해서도 “아주 좋은 제안을 받는다면 고려할 수는 있겠으나 이미 확보한 바이오산업에 집중해 육성할 것”이라며 “바이오를 더 확장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 부회장이 인수합병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오리온의 도약을 위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바로 인수합병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오리온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매출 10조 원 이상의 종합식품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셈이다. 목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뜻이다.

허 부회장은 과거 신세계그룹에서 일할 때도 ‘M&A의 장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2008년 신세계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할 때 이마트의 월마트코리아 인수작업을 맡아 일주일 만에 협상을 끝낸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그는 이밖에도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 매각(2008년), 파주프리미엄아웃렛 부지 매입(2008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인적분할(2011년), 센트럴시티 인수(2012년) 등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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