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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반발에 부딪힌 한진 '주7일 배송', 조현민 '강행이냐 타협이냐' 고심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4-10 15: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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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조현민 한진 마케팅총괄 겸 디지털플랫폼사업총괄 사장이 택배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며 내놓은 ‘주 7일 배송’ 도입이 난관에 부딪혔다. 택배 기사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회사 택배기사들은 주 7일 배송 체계를 일방적으로 도입하려 한다며, 휴식권·건강권을 보장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면 배송거부’ 등 파업에 나설 태세다.
 
택배노조 반발에 부딪힌 한진 '주7일 배송',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27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민</a> '강행이냐 타협이냐' 고심
조현민 한진 마케팅총괄 겸 디지털플랫폼사업 사장이 택배노조의 '주 7일 배송' 도입 반대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련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    

국내 택배 시장 선두를 꿰찬 쿠팡(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로켓배송에 맞서기 위해 국내 택배 기업들은 앞다퉈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한진 입장에서도 경쟁을 위해선 주 7일 배송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택배노조 반발에 단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된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이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10일 물류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진은 오는 27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택배 노조 반발로 시행이 불투명해졌다.

한진 택배노조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진 본사 앞에서 주 7일 배송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측은 "택배 기사들의 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하는 협약을 마련할 수 있다면, 주7일 배송 도입 자체에는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그동안 사측에 주 7일 배송 도입과 관련해 수차례 질의했지만, 도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다"며 "또 여러 차례 대책 협의를 제안했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한진이 택배기사와 직접 고용계약을 맺은 대리점에 관련 대책 마련을 떠넘긴 채, 주 7일 배송 시행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진보다 주 7일 배송을 먼저 도입한 CJ대한통운도 지난해 하반기 회사-대리점-택배기사 들이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쳤음에도 올해 초 시행 이후 택배기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진택배 기사들 사이에선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거래처 대부분이 쉬는 일요일에는 배송 물량이 적어 수입이 적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입도 적은데 '일요일 휴식 보장'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진 소속의 한 택배기사는 “CJ대한통운은 기사 1명이 담당하는 배송 구역이 작기 때문에 2인1조, 3인1조 등의 형식으로 물량을 배분할 수 있지만, 한진이나 롯데택배는 1인 담당구역이 넓고 물량이 적어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CJ대한통운은 택배 상품이 이미 분류된 상태로 기사가 배송업무를 시작하지만, 한진은 택배기사가 직접 새벽부터 분류 작업을 한 뒤 배송을 시작하는 체계라, 이를 고려한 근무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배 기사들의 건강권·휴식권 등 대책 요구를 회사 측이 계속 외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2020년 국내에서만 택배기사 16명이 과로로 연달아 사망하면서 택배기사들의 근로환경·처우개선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고, 이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진택배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회사는 2020년 10월 △자동분류기 도입 △분류지원인력 1천명 추가 투입 △심야배송 중단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주 7일 배송 도입과 안착은 조현민 사장의 물류사업 능력을 판가름할 가늠자로 여겨진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물동량 기준 택배시장 점유율은 쿠팡로지스틱스 36.3%, CJ대한통운 28.3%, 롯데글로벌로지스 10.3%, 한진 9.7%, 로젠 5.3% 등의 순이다. 
 
택배노조 반발에 부딪힌 한진 '주7일 배송',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27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민</a> '강행이냐 타협이냐' 고심
▲ 한진은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이 한 자리수까지 하락하며,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 이후 입지가 크게 약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진의 택배 차량과 택배기사 모습. <한진>

쿠팡이 2022년 택배시장에 진출한 뒤 한진택배 점유율은 한 자리 수까지 떨어졌다.    

한진 택배 사업 부문은 2024년 매출 1조3848억 원, 영업이익 5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0.1% 늘고, 영업이익은 77.5%나 감소했다.

회사 측은 감소하는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속에서 주 7일 배송 서비스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노조 측과 협상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 7일 배송 도입과 관련해 “현재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며 "결정되는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해 타협안을 마련할지, 아니면 서비스 강행에 나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 사장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이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사 진에어 출범 초기부터 마케팅 역량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알려지며 항공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는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총괄 전무로 부임한 뒤 거듭된 승진 끝에 사장에 올랐다. 2023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마케팅과 소상공인 해외배송을 지원하는 디지털플랫폼사업을 총괄하는 등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한진을 이끌고 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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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곤
회장님 협의회가 가는대로가시죠   (2025-04-12 14:5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