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이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를 위해 리테일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주식 위탁매매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개인금융) 부문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와 비교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리테일 강화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6일 NH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최근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맥킨지와 해외주식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전통적으로 기업금융(IB)의 강자로 꼽힌다.
그런데 지난해 IB 업황 부진으로 경쟁사에 뒤처지는 실적을 냈다. 그나마 리테일 업황이 해외주식을 중심으로 호황을 보이며 실적을 받쳐줬다.
▲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주식 리테일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지난해 NH투자증권은 연결기준 90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대비 24.16% 증가한 것이지만 증권업계 호실적의 상징인 ‘영업이익 1조 클럽’ 문턱은 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이 마지막으로 1조 클럽을 달성한 것은 지난 2021년이다.
반면 소위 ‘빅3’로 묶이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은 각각 1조1589억 원, 1조283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NH투자증권보다 몸집은 작지만 리테일의 최강자인 키움증권도 지난해 1조 클럽 복귀에 성공했다. 삼성증권(1조2057억 원), 메리츠증권(1조548억 원)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지난해 증권사 실적의 성패는 리테일, 특히 해외주식 위탁매매가 갈랐다.
지난해 국내증시는 부진한 반면 미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 자금이 옮겨갔다. 그 결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12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많게는 국내주식의 몇 배에 달해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최근 메리츠증권의 해외주식 매매수수료 무료를 필두로 해외주식 위탁매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올해도 미국증시 강세, 국내증시 상대적 약세가 전망되고 있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해외주식 위탁매매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올해도 위탁매매와 자기매매가 증권사 수익의 중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순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의 비중은 약 20%일 것으로 다올투자증권이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30%), 삼성증권(30%), 키움증권(40%)에 여전히 뒤처질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윤 사장 입장에선 올해 해외주식 위탁매매 비중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은 것인데 맥킨지와의 자문은 이같은 절실함의 발로로 볼 수 있는 셈이다.
▲ NH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일반환전 서비스도 개시할 계획이다. |
이뿐 아니라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일반환전 업무 증권사 4호 인가를 취득하고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외국환업무변경신고 인가를 받는 증권사도 투자목적 외 일반환전이 가능하도록 지난 2023년 7월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했다.
또한 이달 10일 증권사 일반환전 업무 지원을 위한 외국환거래규정을 추가 개정하면서 증권사 창구에서도 현금 환전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 고객은 수출입 기업 업무, 유학, 여행을 위한 환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에선 일반환전 업무를 단순 수수료 수취가 아닌 해외주식 리테일 확장의 방안으로도 바라보고 있다. 가령 여행 등을 마치고 돌아온 고객이 남은 외화 자금으로 해외주식에 뛰어드는 식이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