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5-0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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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는 삼성전자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개인투자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를 향한 '눈물의 물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한결 같은 사랑을 보내는 셈인데 시장에서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2월 첫째 주(3~7일) 삼성전자 주식을 173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5일 상장한 LGCNS(1920억 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이 담은 것인 1월 1조2629억 원어치를 쓸어 담은 데 이어 2월에도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는 1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샀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현대차 2508억 원보다 4배 넘게 순수히 담았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도 삼성전자 주식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2조92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2위 삼성SDI(2조3277억 원)보다 5배 이상 더 샀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하락할 때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공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개인투자자 순매수 1등 종목에 올랐다.
개인투자자는 8월 3조2천억 원을 시작으로 9월 8조1천억 원, 10월 4조3천억 원, 11월 3조2천억 원, 12월 3천억 원 등 12월까지 모두 19조56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사실상 8월 이후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삼성전자를 개인투자자 순매수 1등 종목에 올려놓은 것인데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7월 중순 8만8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은 뒤 내리기 시작해 8월 초 8만 원이 깨졌고 9월 초 7만 원, 10월 초 6만 원이 연달아 무너졌다.
주가는 11월 중순 한 때 5만 원 아래로도 내려갔지만 일부 회복한 뒤 여전히 5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40% 넘게 빠지는 상황 속에서도 반등 기대감을 품고 6개월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줄기차게 담으며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을 향한 신뢰를 보여준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범용 메모리반도체사업 부진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불확실성에 부진했는데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 기대감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3일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으며 사법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이 상고를 결정했지만 법리해석의 적실성에 문제가 없다면 항소심이 대부분 확정되는 만큼 법조계에서는 2심 판결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항소심 무죄 판결을 받은 다음 날인 4일 곧바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산업에서 대규모 투자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3월에는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을 펼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직접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글로벌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오너일가인 이 회장이 직접 뛰는 셈인데 이에 따라 주가도 조금씩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 회장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4일부터 7일까지 4거래일 동안 5.29%(27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77%를 훌쩍 뛰어넘는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주가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 10년 간 이어졌던 최고경영자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할 것”이라며 “이 회장은 3월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 중심의 컨트롤타워 재건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HBM 수요는 전년대비 2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는 2분기와 4분기 각각 HBM3E 12단과 HBM4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BR은 0.88배로 역사적 저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어 주가 하방 압력이 적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최근 3개월 평균 목표가는 7만5200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7일 5만3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