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금호건설은 올해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서는 등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건설은 2024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142억 원, 영업손실 1818억 원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7%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금호건설이 연간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본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2월에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나 첫해부터 쓰디쓴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
다만 금호건설의 연간 영업손실을 놓고는 대규모 원가 조정,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지체보상금 등 잠재적 부실 요인을 털어낸 것인 만큼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금호건설은 특히 지난해 3분기에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조정으로 1189억 원, 책임준공 미이행 지체보상금 245억 원, 대여금 손실처리 526억 원 등을 반영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분기 기준 영업이익 55억 원을 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 회복에 힘이 붙으면서 재무지표도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640%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태영건설 747%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금호건설의 자산 규모에 영향을 주는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자체 실적에도 힘이 붙으면서 부채비율이 2024년 말 기준 602%로 다소 낮아졌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주가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줄면서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하였지만 4분기 실적 개선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졌다”며 “이외에도 지속적 차입금 상환과 일부 사업장 완공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채가 줄면서 앞으로 부채비율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 금호건설의 실적 반등을 위해 아테라 분양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아테라는 금호건설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주거 브랜드다.
충북 청주시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가 47.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시작으로 경기 ‘고양장항 아테라’ 30.7대 1, 인천 ‘검단 아테라 자이’ 16.97대 1 등으로 각각 지역 내 최고 최고 경쟁률로 완판을 이어 왔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 2만1480가구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일 만큼 분양 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로 여겨진다.
▲ 금호건설은 올해 아테라는 5천 세대 가량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건설은 올해 부산 에코델타시티, 청주 테크노폴리스 등에서 아테라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연간 영업이익은 200억~300억 원 안팎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건설의 2025년 분양계획은 약 5천 세대 규모로 추정된다”며 “분양은 아테라 브랜드로 진핼될 예정인 만큼 점진적 이익 개선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금호건설의 실적 흐름이 본궤도에 오르면 박 부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박 부회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1남1녀 가운데 장남으로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에서 주로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2018년에 아시아나IDT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뒤 유동성 위기로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계열사 가운데 금호건설과 금호고속만 남게 되면서 2021년 금호건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부회장은 이전까지 건설업에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몰락 과정을 직접 지켜본 만큼 신중한 경영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몰락한 금호그룹의 재도약을 위해서 우선 금호건설의 실적 회복부터 이끌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올해 아테나를 중심으로 한 주택사업 수익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