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수소전지트럭 엑시언트가 2024년 8월 미국 주지아주 브런즈윅 항구에 하역돼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파산 위기에 놓였다. 수소 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를 모두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전략이 실패하면서 자금난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GM, 하이드로플릿 등 현지 파트너와 손을 잡고 수소트럭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을 쓰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유리해졌다.
6일(현지시각) 물류 전문매체 AJOT에 따르면 현대차 협업사 하이드로플릿은 미국 조지아주 플러 카운티 수소 충전소 건립에 3300만 달러(약 477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에 수소트럭 엑시언트 21대를 배치하고 부품 운송에 투입했다. 이번처럼 협업사가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면 수혜가 예상된다.
하이드로플릿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현대차 수소트럭 전체 라인업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GM을 비롯한 다른 협력사와 수소트럭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GM과 수소 기술 개발 협력을 포함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이른바 ‘미래차 동맹’을 형성했다. 수소 관련 인프라와 차량 도입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GM은 미국 에너지부(DOE) 지원을 받아 수소연료전지에 기반한 중형 픽업트럭 개발 프로젝트도 별도로 진행하는데 이미 수소차를 상용화한 현대차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자동차 정보 사이트 카익스플로어는 “현대차-GM 파트너십에 기반해 쉐보레 실버라도나 GMC 시에라 같은 인기 트럭의 수소전지 모델이 개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기업 플러스와 협업해 수소트럭에 자율주행 기술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내 다른 수소트럭 기업인 니콜라 파산이 가시화되면서 현대차-GM 동맹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니콜라는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 신청 뒤 구조조정을 모색하고 있다. 로펌 필스버리(Pillsbury Winthrop Shaw Pittman LLP)가 관련 절차에 참여한다.
▲ 현대차 엑시언트 트럭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트루제로' 충전소에서 수소를 충전하는 홍보용 이미지. <현대차그룹> |
니콜라는 수소트럭 개발은 물론 충전소 사업인 ‘하일라’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했는데 '무리한 전략'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수소트럭은 수소라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 디젤트럭을 대체할 제품으로 각광받는다.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얻어낸 전기로 주행해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과 공기만 배출하기 때문이다.
디젤트럭이 미국 내 전체 자동차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25%에 달한다는 점도 수소트럭 수요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수소트럭 시장은 2030년 3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24년부터 연평균 24.3%씩 확대된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주 항만에 친환경 트럭을 도입하는 프로젝트(NorCAL ZERO)에도 엑시언트 30대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결국 현대차가 GM과 같은 협업사를 바탕으로 경쟁사가 줄어들 미국 수소트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힐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관련 보조금 삭감 기조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은 수소 인프라 확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올해 글로벌 수소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