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소속 컨테이너선이 네덜란드 앤트워프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해운업계 전문가들이 올해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 선박 탄소배출권 구매 제도를 두고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는 해운업계 전문가들이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도(EU-ETS) 확대를 두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유럽 항구에 입출항하는 선박들은 모두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보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배수량 5천 톤이 넘는 선박들이 대상으로 올해 1월1일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집해 유럽연합에 보고한 뒤 9월부터 배출권을 실제로 구매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해당 제도가 선박들의 대체연료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연료 비중을 높일수록 배출권 구매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로이터는 현재 친환경 연료가 수요 대비 저조한 공급량으로 인한 높은 비용 때문에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선물거래소 기준 초저황 선박유는 1톤당 505유로(약 76만 원)에 거래된 반면 바이오연료 혼합 초저황 선박유는 686유로(약 103만 원)에 거래됐다. 모든 선박 연료를 바이오연료 혼합 선박유로 교체할 수 있다고 가정해도 연료비만 약 35%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해운회사 '클락슨'의 케네스 트베터 친환경전환부문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바이오연료 공급량은 매우 제한적이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항공 등 다른 산업계와 매우 치열하다"며 "특히 항공업계는 해운업계와 달리 이미 비싼 가격을 치르고 고급 연료를 구입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물류 유통에서 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가 넘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운임이 오르게 된다면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베터 대표는 "운임이 직접적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해운 탈탄소화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선박들이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연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