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2025년 디지털 경쟁력 강화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죈다.
김 행장은 시중은행과 치열한 경쟁 속 국책은행으로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낙후된 디지털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고객 편의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새해 벽두부터 기업은행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행장이 취임 이후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을 눈앞에 둔 가운데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군 확대는 향후 안정적 순이익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
8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IBK모바일브랜치와 디지털여신심사플랫폼 구축을 위한 입찰업체 선정 작업을 1월부터 각각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최대한 빠르게 입찰업체 선정 작업을 마치고 구축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IBK모바일브랜치는 기업은행 앱을 내려받지 않고도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웹 기반 서비스다.
기업은행은 2018년 11월 IBK모바일브랜치를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시간이 흘러 디지털 환경이 변화하고 개선점이 떠오르면서 서비스 론칭 이후 처음으로 전면 개편을 추진한다.
구체적 사업추진 방안을 살펴보면 △신분증 확인·검증 고도화 △고객 친화적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반영 △비대면 서류작성 지원 △지점별 모바일 영업점 제공 △안정적 시스템과 확장적 인프라 구현 △비대면채널 신프레임워크 도입 등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작업으로 고객 편의성과 영업점의 업무성과 및 효율성 제고, 은행의 디지털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IBK모바일브랜치 개편 이후 상품 가입 15만 좌, 신규 고객 13만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지털여신심사플랫폼은 기업은행의 여신심사 전체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여신심사를 인적심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심사역 역량에 따라 심사가 좌우될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은 그동안 누적된 승인 이력과 심사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통해 심의안을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전반을 디지털화한다.
기업은행은 디지털여신심사플랫폼 구축을 통해 여신심사의 객관성과 신속성, 효율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디지털여신심사플랫폼은 금융권 최초 도입하는 것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인적심사의 고도화를 통해 기업심사 역량을 높이고 건전성에 기반한 중소기업대출 성장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IBK모바일브랜치와 디지털여신심사플랫폼 구축 사업은 김성태 행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왔던 디지털 혁신의 주요 작업으로 평가된다.
김 행장은 2023년 취임사에서 디지털을 전체 사업부문에 적용해 수익성을 강화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지난해 창립 63주년 기념식에서는 기업은행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디지털을 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 등을 통해 디지털 관련 조직을 추가하고 IT 인력을 확대했다.
▲ 디지털 혁신은 IBK기업은행의 호실적 행진을 지속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혁신은 기업은행의 숙원 과제인 비이자이익을 확대와도 연관돼 있다.
기업은행은 김 행장의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는 호실적 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나 부진한 비이자이익부문은 언제든 이러한 호실적 행진의 발목을 잡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김 행장의 취임 이후 역대 최고 순이익을 갈아치우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3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조6752억 원을 거뒀다. 이는 기존 대 순이익인 2022년 2조6747억 원을 소폭 넘어선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7650억 원을 내면서 역대 최고치를 낸 2023년 순이익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순이익 증가 흐름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비이자이익 3722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감소했다.
이에 김 행장은 비이자이익의 확대를 위해 디지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연금과 카드 등 비이자이익부문에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연금 서비스와 IBK카드 플랫폼을 구축해 선보였다.
김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획기적 디지털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창출해 나가야 한다”며 “지금까지 은행 디지털 전환이 생산성과 효율성,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고객기반과 신수익원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