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그룹 부당대출 사태를 두고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 이복현 금감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사회 의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불법 등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다”며 “12월 중으로 검사결과를 말씀드릴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부당대출 등을 들여다 보기 위해 현재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수사도 진행되고 있는데
조병규 행장은 이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 원장은 “부당대출이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됐는지와 내부통제 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여부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징계 등 책임 수위 등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을 두고는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대주주 이익만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려 소액주주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원장도 이에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다.
다만 정부와 여당, 재계는 이같은 방향으로 상법이 바뀌면 기업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해당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원장은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을 고쳐 주주보호 원칙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상장법인 합병과 물적분할 등에 상법 개정 논의가 시작됐는데 자본시장과 관련성이 낮은 기업 모두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개정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상법을 개정해 모든 법인에 적용하기보다는 자본시장법을 바꿔 상장법인의 합병 등의 거래에 한정하자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 경제상황이 엄중한데 지나치게 소모적 방식보다는 이해관계자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지지한다”며 “주주보호 원칙을 자본시장법에 규정해 구체적 사안이 있을 때 적정 가치 평가를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