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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대규모 유증 속사정, '재무통' 배형근 체질개선 위해 묵묵히 간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4-11-28 16: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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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증권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자(유증) 결정 이후 크게 내린 뒤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과 맞먹는 대규모 유증을 결정하며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증권 대규모 유증 속사정, '재무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8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배형근</a> 체질개선 위해 묵묵히 간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차증권의 체질개선을 위해 뚝심있는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 재무전문인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소액주주의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체질개선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1.05% 상승한 7730원에 마감했다.

이날 현대차증권 주가는 오전에는 상승과 하락 전환을 반복하다 오후 들어 상승세를 유지하며 1%대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전날 주가가 13.07% 급락 마감한 뒤 투자자들의 성난 민심이 달래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26일 2천억 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하겠다고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내년 3월5일 신주가 상장되는데 신규 발행 주식수가 기존 주식수와 맞먹는 것은 물론 유증으로 확보하는 자금 규모도 현재 시가총액 수준이어서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샀다.

현대차증권이 유증을 실시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약 5년 만으로 당시보다 자금 규모도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배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현대차 기업전략실장,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CFO) 등을 역임한 뒤 올해 초 현대차증권 대표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재무전문가인 만큼 주주들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상황 속에서도 유증을 결정한 셈인데 현대차증권의 재무상태와 인프라(기반 시설)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유증 자금 2천억 원 가운데 1천억 원을 시설자금, 나머지 1천억 원을 채무상환에 쓴다.

구체적으로 시설자금 1천억 원으로는 현대차증권의 원장 시스템을 고친다.

증권사들은 모두 원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원장 시스템은 고객들의 계좌, 거래정보 등등 전산 데이터를 모두 저장해놓는 곳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현재 원장 시스템은 전신인 신흥증권 때부터 써오던 것으로 상당히 구식인 편이다. 현재 다른 증권사들의 최신 원장 시스템이 약 6~7년 전 정도에 업데이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증권의 원장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원장을 새로 업데이트하는 데 약 1천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업데이트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는 방법도 있긴 하나 배 대표는 신속하게 업데이트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적 미래를 위해 더 이익이라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원장은 모바일거래시스템, 홈트레이딩시스템, 퇴직연금시스템, 고객정보관리시스템 등 모든 플랫폼의 근간이 됨과 동시에 플랫폼들의 속도, 정확성, 고객정보활용성을 높여 현대차증권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나머지 유증 자금 1천억 원은 채무상환에 활용한다.

특히 이 가운데 약 775억 원은 내년 5월 만기가 도래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전량 상환하는 데 쓰기로 했다.

RCPS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반면 유증을 통하면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증권은 회사채, 전환사채, 후순위채 등의 발행을 고민했지만 재무구조 건전성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보완자본보다는 영구자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부터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태다.

일부 신용평가사들로부터는 이같은 재무구조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다.

기존에 현대차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36.3%로 중소형 증권사 평균인 306%에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유증이 절차대로 진행된다면 273.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부동산금융 시장 악화로 충당금 부당 등 재무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유증은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 현대차증권 유상증자에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도 참여한다. 배 대표가 현대차증권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그룹사를 상대로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증권의 유증 발표 이후 현대차가 참여를 결의했으며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참여 여부를 논의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취임 이후 배 대표는 현대차증권의 주요주주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을 상대로 유증의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설득을 이어왔다”며 “결국 주요주주들도 이에 동의하게 된 것”이라 전했다.  
 
현대차증권 대규모 유증 속사정, '재무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8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배형근</a> 체질개선 위해 묵묵히 간다
▲ 신용평가 업계에선 현대차증권의 이번 유증 결단을 두고 재무적인 측면에서 긍적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대체로 현대차증권의 이번 유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재무건전성 기대 효과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위험투자 확대로 저하되었던 재무건전성 지표가 이번 유증으로 상당부분 회복되며 신용도 부담이 완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번 유증을 통해 회사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수익기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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