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완 기자 gwkim@businesspost.co.kr2024-11-28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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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SK온에 대한 배터리 분리막 매출 의존도가 80% 이상으로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전기차와 배터리 캐즘(대중화 전 일시 수요 정체) 장기화로 SK온 배터리 사업이 정체를 빚고 있는 가운데 SKIET의 사업 경쟁력을 위해선 다른 대형 수요처를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그룹 인사에서 SKIET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상민 대표이사 내정자가 해외 다른 배터리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맺어 실적 전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이상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내정자. <연합뉴스>
28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SK온 매출 의존도가 1·2분기 63%에서 올해 3분기 82%로 더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SK온과 5년 간 배터리용 분리막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국내를 비롯해 해외 기업과 공급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회사는 최근 국내 모 배터리 제조사와 미국, 유럽에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협상을 마친 상태다.
또 국내 주요 업체 두 곳과 공급 물량 협의를 하고 있으며, 이 중 한 곳은 폴란드 공장 생산검증을 끝내고 2025년 2분기부터 공급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회사는 북미 완성차 기업(OEM)용 분리막을 지난 7월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됐다. 회사는 2023년 6월 북미 완성차 기업과 7년간 배터리 분미락 공급 계약을 맺었고, 현재 공급량 확대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또 트럼프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확정되는 내년 초 북미 신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에 따라 분리막이 배터리 부품으로 정의되면서, 중국 분리막 기업들이 올해부터 해외우려집단(FEOC)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국산 분리막은 IRA 첨단세액공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고, 비 중국산 분리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철중 사장은 올해 3월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비중국 기업들로 배터리 소재 공급망이 다각화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의사결정을 마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3분기 82%에 달했던 SK온 매출 비중이 2025년에는 64~71%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회사는 2023년 SK온 이후로 눈에 띄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 유럽, 북미, 중국 등 다양한 지역의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지만, SK온 의존도가 심화하면서 실적 악화가 지속됐다.
▲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폴란드 분리막 공장 전경. < SK아이이테크놀로지 >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58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75%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2.33% 감소해 영업손실 133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회사의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 자료에 따르면 한국, 폴란드, 중국 등 주요 해외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20~30%로 추정된다. 고정비 비중이 70%를 넘는 산업 특성을 감안할 때 향후 실적 개선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연간 15.3억 제곱미터 가량이다. 회사는 중국 1~3공장, 폴란드 1~4공장 건설에 총 2조8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중국 1~3공장과 폴란드 1공장은 완공했고, 폴란드 2공장은 이르면 내년 중반 쯤 가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폴란드 투자가 완료되면 2025년 생산능력은 27억 제곱미터에 달해 오히려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 사령탑에 오를 이 대표 내정자는 연구원 출신으로, SK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첨단기술 개발자 경력을 거쳐 SK엔무브 그린성장사업실장 등을 지냈다.
이 내정자는 SK엔무브에서 냉난방공조(HVAC)와 전기차용 윤활유(e-Fluids)와 같은 주요 신사업을 단시간 내 안착시키는 등 성장전략을 재편하는 성과를 보인 기술자란 평가를 받았다. 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