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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나부터 에베레스트까지' 파고든 플라스틱, 강력한 조약 향한 요구 커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1-08 13: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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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나부터 에베레스트까지' 파고든 플라스틱, 강력한 조약 향한 요구 커져
▲ 인도네시아 자바 서부에 위치한 시타룸강. 쓰레기로 뒤덮인 강 위에서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 오염이 심해부터 높은 산 등 세계에서 가장 외진 곳까지 스며들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달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에서 강력한 강도의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스웨덴 '스톡홀름 리질리언스센터'와 예테보리 대학 등이 협업해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플라스틱 오염이 지상, 해양, 대기를 아우르는 '지구 시스템'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5억600만 톤으로 이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단 9%에 불과했다.

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심해인 마리아나 해구부터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에서도 검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서니 카니 암로스 예테보리 대학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우리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외진 지역에서도 플라스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톡홀름 리질리언스센터와 예테보리 대학 합동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전주기에 걸쳐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해양 산성화, 토양 손실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기후 대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플라스틱은 핵심 소재가 화석연료인데 채굴부터 정제 과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2021년 국제통계분석업체 스태티스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세계에서 플라스틱 생산량이 가장 높은 7개 기업은 모두 정유사였다.

페트리샤 발라루비아 고메즈 '스톡홀름 리질리언스센터' 연구원은 "이제는 화석연료에서 추출돼 폴리머로 가공되기까지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친 영향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메즈 연구원은 "플라스틱을 눈앞에서 손쉽게 치울 수 있기 때문에 무심코 쉽게 청소해버릴 수 있는 물건으로 착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플라스틱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천 개의 화학물질이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생태계와 인간 건강 모두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합동 연구진은 이달 말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최종 협상위원회에서 플라스틱을 생산 단계에서부터 규제할 수 있는 강력한 협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리아나부터 에베레스트까지' 파고든 플라스틱, 강력한 조약 향한 요구 커져
▲ 중남이 국가 파나마 파나마 시티 인근 후안 디아즈강에서 한 환경단체가 기계를 이용해 수집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연합뉴스>
특히 유럽연합(EU)은 현지시각 7일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체결을 위한 회원국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포브스에 따르면 유럽연합 의장국 헝가리는 27개 회원국 모두에 서한을 보내 결정 권한을 가진 장관급 인사 참여를 요구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 주요국들은 긍정적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그네스 파니에 루나셰 프랑스 환경 장관은 포브스를 통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장에 장관급 인사가 없으면 강력한 협약 체결을 위한 결집력을 저해할 것"이라며 "이번 회의를 주최하는 한국은 협약 체결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장관급 인사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버킹엄 궁전에서는 열린 '국제 지속가능성 리셉션' 행사에서도 강력한 협약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리소스매거진 등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기업, 학계,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플라스틱 오염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문제를 심도깊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영국 국왕 찰스 3세도 직접 참석했다. 행사에 모인 각 분야 관계자들은 공통협의체를 통해 부산에서 열리는 최종 협상위원회에서 강력한 협약 체결을 함께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협의체에 참여한 기업들에는 식품 대기업 마즈, 네슬레, 다논, 유통 대기업 테스크, 금융사 ING 등이 포함됐다.

비영리단체 WRAP 최고경영자(CEO) 해리엇 램은 영국 리소스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우리(인류)는 플라스틱에 중독돼 있고 플라스틱을 향한 욕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만 했다"며 "이번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기업과 정부들이 따를 수 있는 강력하고 행동 가능하며 감시할 수 있는 전략을 협의한 형태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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