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TSMC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내년 설비투자(CAPEX)를 올해보다 증액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설하고 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일정도 애초 발표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각)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는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웬델 황 발언을 인용해 “올해 300억 달러(약 41조1200억 원)를 약간 웃도는 자본지출을 예상하는데 내년은 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보도했다.
황 CFO는 3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TSMC가 올해 사용하는 자본지출 예산 가운데 70~80%는 첨단 공정 기술에 할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첨단 미세공정을 주로 활용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지속돼 관련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킹알파는 “TSMC가 내년 자본지출을 늘리면 ASML이나 램리서치 그리고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와 같은 반도체 장비 제조사에 수혜가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607억6600만 대만달러(약 15조3천억 원)를 냈다고 17일 발표했다.
3분기 순이익 또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0% 넘게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였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TSMC는 3나노(㎚, 1나노는 10억분의 1) 미세공정 분야에서 애플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 주문을 사실상 독식하며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기조에서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금액을 사용하면 기술력이나 생산 물량을 늘리기 용이해 강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TSMC가 미국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현지매체 애리조나리퍼블릭은 TSMC 애리조나주 제1공장이 2025년 연초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래 예측했던 시기는 2025년 상반기였는데 이를 일부 앞당긴 셈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 제1공장에서 올해 4월 4나노 공정 기술로 반도체를 시범 생산하기 시작했다.
제2공장은 3나노 및 2나노 공정 기술을 도입해 2028년부터 가동이 예정돼 있고 2나노 미만의 차세대 미세공정을 활용하는 제3공장 건설 계획도 나와 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애리조나 팹에서도 (기업 본산인) 대만 팹과 동일한 품질과 안정성을 갖춰 생산할 거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