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영씨(사진)가 유튜브 브이로그 스페인 여행 편에서 사려고 했던 뺑오쇼콜라를 먼저 온 사람들이 다 사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너무 '럭키'하게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다고 말하는 장면. 이 장면은 한 대기업 강연에서 '원영적 사고'로 명명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사례로 인용됐다. <유튜브채널 아이브(IVE) 브이로그 ‘원영 인 스페인’ 화면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앞 사람이 제가 사려는 뺑오쇼콜라를 다 사가서 너무 럭키(Lucky)하게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에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
걸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씨는 유튜브채널 스페인여행 브이로그에서 사려고 했던 빵이 품절돼 새로운 빵이 준비되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새로 갓 나오는 빵을 사게 됐다며 오히려 행운이라고 말하는 초(超)긍정사고로 이목을 끌었다.
이런 장원영의 초긍정사고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아윤채’ 리브랜딩 스페셜 세미나에서 ‘원영적 사고’로 명명되기도 했고 일부 정치인들도 원영적 사고를 내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장원영씨는 평소에도 본인을 ‘럭키비키(비키는 장원영의 영어이름)’라고 지칭하는 등 긍정적인 태도로 높은 인기 만큼이나 호응을 널리 얻고 있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긍정적 캐릭터를 가진 유명인을 롤모델로 삼아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을 얻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바라봤다.
19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원영적 사고가 널리 공감을 얻고 있는 배경에는 학업 취업 등 어려운 현실에 찌든 젊은 세대들이 합리화를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심리가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장승용 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담 기법 가운데 ‘지금 여기(Here and Now)’라는 것이 있는데 옛날에 힘든 일을 겪었어도 부정적 감정을 끊어내고 현재에 집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내 위치로 돌아가 일에 몰입함으로써 현재의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장원영씨처럼 영향력 있는 인물이 이런 긍정적 사고의 효과에 대해 얘기하면 더 트렌드가 된다"며 "원영적 사고가 유행하게 된 이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 등 3가지를 포기한 세대)’ 등 부정적 신조어가 퍼져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보려는 의지를 담은 유행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생긴 신조어들로는 '갓생(God+인생, 남들에게 모범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뜻하는 신조어)'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등이 있다.
▲ 아모레퍼시픽 세미나에서 '원영적 사고'를 설명하고 있는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장원영씨는 연예인임에도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자연스런 캐릭터 자체가 긍정적이어서 대중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힘든 상황 속에 있는 Z세대(20대)들은 하루하루 사소한거라도 성취감을 느끼는 데서 보람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며 "위기 상황이 오더라도 긍정적 마인드로 대응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성향을 롤모델로 삼아주는 스타가 장원영"이라며 "장원영은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 자체가 긍정적인 태도들로 채워져 있다. 연예인들의 삶이 SNS를 통해 모두 공개되는 상황에서 장원영의 긍정적인 태도는 대중들에게 위안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영적 사고처럼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는 오히려 현실도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장원영 식 사고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지나친 긍정주의는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고 현실을 회피하도록 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장원영씨는 여러 방송에서 "원영적 사고는 정신승리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 승리'까지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원영적 사고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