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겸 물가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해 경제와 물가 지표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설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고속열차 승차권 가격이 할인된다. 또 취약계층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 인상이 1년 더 유예된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민생안정대책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 부처별로 마련됐다.
우선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설 연휴 기간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KTX와 수서고속철도(SRT) 등 고속철도 역귀성 승차권을 할인한다.
아울러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이번 설 연휴 기간(2월 9∼12일)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통행료 면제는 9일 오전 0시부터 13일 오전 0시까지다.
국토부는 고속도로 휴게소별로 간식 꾸러미 할인, 전기차 이동형 충전기 운영, 휴게소 2만 원 이상 이용객 대상 지역 관광지 연계 할인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
설 연휴 기간 KTX나 SRT를 타고 역귀성 하는 경우에도 최대 30%를 할인한다. KTX에서는 4인 가족 동반석에 15% 할인도 제공한다.
국제선 항공 운항도 늘린다. 설 연휴 기간과 성수기 항공 수요 증가에 맞춰 중국·동남아 등 국제선 운항을 주당 4600여회로 지난해 말(4200회)보다 약 10% 증편한다.
나아가 설 성수품을 수송하는 화물차의 도심 통행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설 성수품의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지원하고 지역별로 ‘부당 운송행위 고발센터’를 설치·운영해 화물차 운송거부 등 부당 운송행위에 적극 대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취약계층 365만 가구에 대한 전기요금 인상을 1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가구당 월 최대 6604원의 전기요금을 할인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적용되는 겨울철 에너지바우처, 등유바우처, 연탄쿠폰 등의 단가도 상향해 지원한다.
에너지바우처는 가구 평균 15만2천 원에서 30만4천 원으로, 등유바우처는 31만 원에서 64만1천 원으로, 연탄쿠폰은 47만2천 원에서 54만6천 원으로 단가가 올랐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전체를 대상으로는 3월까지 최대 59만2천 원의 가스·열 요금 할인도 진행된다.
취약 시설에 대한 전기·가스 안전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22일부터 2월12일까지 전통시장, 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과 요양원, 경로당 등 재난취약시설을 대상으로 특별안전 점검을 실시한다. 또 24시간 긴급대응센터를 운영해 안전사고 및 인명피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안정을 위해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가격표시제 실태 점검에 나선다. 실태점검 기간은 18일부터 2월8일까지로 소매점포, 슈퍼마켓, 대규모 점포, 편의점 등이 점검 대상이다.
또 해수부는 설을 앞두고 정부 비축 수산물 최대 9천톤을 소비자 가격에 비해 최대 30%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한다.
대표적인 제수용품인 명태는 6천 톤을, 국내 생산이 감소한 오징어와 고등어는 각각 800톤과 1천 톤을 공급한다.
성수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한 행사도 진행한다.
해수부는 11일부터 45개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수산물을 구매할 때 할인을 지원하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설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18일부터는 정부 할인 지원을 20%에서 30%로 확대해 최대 50%인 할인율을 60%까지 높인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중성 어종인 명태, 고등어, 오징어, 참조기, 마른 멸치와 설 성수품인 참돔, 김, 문어 등 모든 수산물을 대상으로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 소고기 등 10대 성수품 물량을 평시의 1.6배 수준으로 늘려 공급하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을 강화한다.
설 성수품 10대 품목은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이다.
농식품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설 전 3주간 10대 품목을 평시의 1.6배 수준인 19만4천톤을 공급한다. 특히 설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설 전 2주차에 전체 공급량의 44.6%를 내놓는다.
품목별로 보면 기상재해 여파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사과와 배는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7만 4천톤을 출하한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수요 증가에 대비해 평시 대비 공급량을 각각 1.8배, 1.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또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농협과 축협 등에서 10만 원 이하의 한우 선물 세트 공급을 작년보다 20% 이상 늘리도록 했다.
계란 공급량은 설 성수기 1500톤으로 확대하고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가격이 오를 경우 납품단가 인하를 지원한다. 또 고병원성 AI 확산에 대비해 산란계 생산 기간을 83주령에서 90주령까지 연장하고 14주령 병아리를 살처분 농가 등에 공급한다.
관련 예산 지원 규모는 작년(263억 원)의 2.2배 수준인 59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부터 온누리상품권 개인 월 구매 한도를 1인당 50만 원 상향 조정한다.
종이 온누리상품권의 구매 한도는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확대하고 모바일·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높인다. 할인율은 종이 5%, 모바일·충전식 카드형은 10%로 각각 기존과 동일하다.
중기벤처부는 또 29일부터 2월12일까지 15일간 전국 전통시장·상점가 390여 곳이 참여하는 ‘전통시장·상점가 온라인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통시장·상점가 온라인 판매 채널 이용 고객에게 1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배송해 주고 3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추천 이벤트도 실시한다.
소상공인 매출 확대를 위해 한우·과일·전복 등 선물 세트와 의류·뷰티 용품 등을 판매하는 ‘소상공인 온라인 쇼핑몰 기획전’도 2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11번가, 롯데온, G마켓, 옥션, NS몰, 신세계몰, 이마트몰 등 유통 플랫폼을 통해 진행한다.
중기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명절 유동성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1조8천억 원의 융자·보증도 공급한다.
융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4500억 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3500억 원이며 보증은 기술보증기금 3천억 원, 지역신용보증재단 7천억 원이다.
신용보증기금은 별도로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판매 대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1조4천억 원의 매출채권보험을 인수한다.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보험계약자)이 거래처(구매기업)에 물품·용역을 판매하고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손실금 일부를 신용보증기금이 보상해주는 보험 제도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