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착공했던 저수익성 프로젝트가 준공되는 데다 상승한 공사비가 반영된 정상 수익 프로젝트의 매출이 늘어나는 점이 이런 분석의 주된 근거로 꼽힌다. 더구나 건설원가도 안정되는 구간에 접어들었으며 대선 뒤 건설경기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 건설사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된다.
IBK투자증권은 10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Overweight)'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투자의견 상향 조정의 이유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저수익성 프로젝트의 정리와 정상 수익 프로젝트의 매출 증가에 따라 구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제시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2022년 사이 착공되었던 프로젝트는 공사비 급등 시기 이전 체결된 도급 계약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았다"며 "하지만 이들 현장이 올해 상반기 중 대거 준공에 들어가며 실적 악화요인이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조 연구원은 "반면, 공사비 증가 이후 수주한 고수익성 사업장은 기성률이 본격 반영되며 매출 구조를 정상화시키고 있다"며 "즉 ‘매출의 질’이 개선되고 있어 건설사 수익성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도급 단가 상승으로 건설사 매출 상향요인이 구조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서울시 도시정비사업의 평균 도급 공사비는 2020년 3.3㎡당 528만7천 원에서 2024년 842만7천 원으로 59.4%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같은 기간 고척4구역은 447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잠실진주는 660만 원에서 811만5천 원으로 인상되며 수주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비주택 부문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2024년 발주)은 동일한 용량기준인 2017년 3공장 대비 공사비가 약 97.6% 증액됐다. 이처럼 공사비 상승은 발주금액 증가로 이어져 원가율 정상화 시 영업이익의 확대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착공 현장이 크게 줄어들며 건설원가도 점차 안정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정현 연구원은 "수도권 레미콘 가격은 2024년 9만3700원에서 올해 2025년 9만1400원으로 2.5% 하락했다"며 "인건비에서도 2025년 상반기 건축공종 평균 노임단가 상승률은 2.3%에 그쳤고, 비계공·조적공·미장공 등 일부 직종은 전기 대비 평균 1.3%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 IBK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모두 현대증권을 건설업 회복에 따른 투자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또 지난 3년간 원가 상승을 주도했던 외주비도 정체 흐름에 들어서며 고질적인 원가 부담에서 벗어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전년도 합산 영업손실 1188억 원을 기록하며 이례적인 적자 구간을 경험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합산 약 2조6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손실 현장을 빠르게 정리하고 공사비를 올릴 가능성이 큰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에 대해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에서도 조기 대선에 따라 장기화한 건설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공격적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건설업이 실적 회복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원전, 플랜트, 주택 등으로 사업다각화가 잘 된 현대건설을 최우선 투자종목으로 꼽았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