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CES2024에서 가정용 로봇 '볼리'를 공개하고 연내 출시 계획을 밝혔다. 볼리 홍보영상 일부.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2024에서 선보인 신형 로봇 ‘볼리’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나왔다.
볼리는 맞춤형 인공지능(AI)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일상 생활에 도움을 주고 향후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도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삼성전자가 집 안을 돌아다니고 가전제품을 동작하며 빔프로젝터 영상을 재생하는 공 모양 로봇으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CES2024 콘퍼런스를 통해 ‘AI 컴패니언’으로 정의한 볼리 로봇을 선보였다. 사용자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반려 로봇’이라는 의미다.
볼리는 볼링공과 비슷한 크기 및 형태를 지닌 로봇으로 바퀴를 움직여 집 안을 이동한다. 삼성전자가 2020년 선보였던 시제품과 비교해 디자인 및 기능이 크게 발전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볼리를 두고 “삼성전자가 가정용 반려 로봇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첫 사례”라며 매우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데 긍정적 평가를 전했다.
볼리는 본체에 장착된 빔프로젝터로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벽에 표시하거나 음성 명령을 받아들여 다른 가전제품을 동작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정해진 일정을 알려주는 등 인공지능 비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볼리를 올해 안에 소비자들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선보였던 시제품과 달리 CES2024에서 공개된 제품은 실제 상용화를 계획하고 개발됐다는 의미다.
다만 아직 판매가격과 같은 세부 사양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 상무는 볼리가 향후 고령층의 원격의료 서비스에 활용되는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잠재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볼리와 같은 생활 밀착형 로봇이 앞으로 가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확실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삼성전자의 이러한 포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에 실제로 가정용 로봇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쉽지 않고 소프트뱅크와 아마존 등 다른 기업도 비슷한 전략을 시도했지만 이미 실패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LG전자와 가정용 로봇 분야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LG전자는 2025년부터 가정용 로봇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만약 볼리가 실패한 제품으로 남는다면 삼성전자의 로봇사업 진출 의지가 크게 꺾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러나 정 상무는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여러 가전제품 가운데 다수는 10년 전만 해도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가정용 로봇도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