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온탕'과 '냉탕' 오가는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향후 실적도 낙관 어려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10-30 13:46:2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온탕'과 '냉탕' 오가는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향후 실적도 낙관 어려워
▲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을 놓고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호텔신라가 면세점사업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돌아오면 실적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면세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실적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30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호텔신라 실적이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가 3분기에 ‘어닝 쇼크’를 낸 것을 놓고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27일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영업이익 77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88%가량 밑도는 수준으로 면세유통(TR)부문의 실적 악화가 어닝 쇼크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인의 단체관광 재개 등 호재가 많았다는 점에서 면세유통부문의 부진을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호텔신라가 신라면세점에서 돈을 벌면 벌었지 까먹진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다수였지만 공개된 실적은 예상을 한참 벗어났다.

2분기 실적과 비교해 온도차가 컸다는 점도 문제다.

호텔신라는 2분기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당시 호텔신라는 면세유통부문에서 매출이 30%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192% 늘어나면서 깜짝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면세유통부문이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호텔신라는 말 그대로 온탕과 냉탕을 오간 모양새가 됐다.

호텔신라의 들쑥날쑥한 면세사업 실적을 놓고 증권가는 대체로 4분기부터는 실적이 안정화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을 감안해도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한 실적이 발표된 점은 아쉽다”면서도 “소매고객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한중 여객 수요 회복 요인을 고려해볼 때 2024년 성장 여력은 유통업종 내에서 가장 높다고 판단한다”고 봤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실적 부진이 기초체력(펀더멘탈)의 문제는 아니기에 이번 실적 쇼크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봐야 할 때다”고 내다봤다.

호텔신라의 얘기를 들어보면 실제로도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주된 이유는 악성재고를 터는데 집중했던 이유가 컸다. 일회성 이슈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면세점은 물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으로 사업을 펼친다. 재고를 소진하지 못하면 이를 모두 ‘멸각’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 멸각은 관세청 담당자가 입회한 자리에서 지정된 업체를 통해 재고를 소각하는 절차를 말한다.

사실상 악성재고를 모두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호텔신라는 이를 방지하고자 3분기에 재고를 소진하는 전략에 집중한 것으로 파악된다.

면세점업계의 큰 손이었던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이 즐겨 찾는 상품 비중을 줄이고 대신 개별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상품으로 매대를 구성하는데 신경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고 털이에 나섰다는 것이 호텔신라 관계자의 설명이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3분기에 털어낸 악성재고만 900억 원가량 된다.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대폭 할인 판매를 하다보니 원가율이 악화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만큼 다음 투자를 위한 현금을 확보한 것이 의의가 있다는 증권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면세유통부문의 미래를 단순히 낙관적으로만 전망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온탕'과 '냉탕' 오가는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향후 실적도 낙관 어려워
▲ 면세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신라면세점의 실적 회복이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 <호텔신라>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중국 소비경기 위축이라는 ‘경기적 문제’와 따이궁 수요 둔화, 면세 쇼핑 선호도 하락 우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수요 감소 등 산업의 ‘구조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봤다.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오면 면세점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면세업계의 희망이었지만 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한국에 방문해 쓰는 금액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줄었다는 것이 면세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나마 그 금액도 면세품 구매가 아닌 관광지 방문, 숙박비와 식사비 지출 등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한국 면세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을 자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면세업계에 훈풍이 불기 힘들 수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호텔신라는 4분기 전망을 놓고 “대내외 환경 변화와 면세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 영업 효율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대체적으로 호텔신라가 4분기에는 면세유통부문에서 영업이익 100억~400억 원대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남희헌 기자

최신기사

테슬라 모델Y ‘주니퍼’ “상하이 생산” 관측 나와, 당장 생산량은 제한적
골드만삭스 "전기차 가격 2026년 휘발유차와 비슷해져, 수요 회복될 것"
“애플 AI폰 궤도 오르면 삼성전자 뒤처질 것” 전망 나와, 생태계 경쟁력 격차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손가락 터치로 혈압 측정하는 기술 특허 출원
[여론조사꽃] 국민 61.3% “윤석열 대통령 탄핵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론조사꽃] 국민 72.3% "대통령실에 ‘김건희 라인' 존재할 것"
기후단체 41곳 한국 정부에 서한, “화석연료 투자 제한 협상 적극 동참해야”
안랩, 사우디 기업 '사이트'와 사이버보안 합작사 '라킨' 공식 출범
엔씨소프트 추가 구조조정, 게임 개발·운영 관련 인력까지 퇴직 대상 포함
SKT 투자 AI검색기업 퍼플렉시티, 기업가치 80억 달러 평가로 자금조달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