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국정감사(국감) 증인으로 불려나간다. 올해는 증인 출석이 두 차례로 늘었다.
DL이앤씨는 건설사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많은 사망사고를 내고 있어 안전책임자인 마 대표는 국감 위원들의 공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튀르키예 차나칼레대교 관련 협력사 대금 지급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12일 화경노동위원회, 1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
10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 대표는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1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마 대표는 지난해 10월 환노위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올해도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다. 환노위 국감에서는 중대재해와 관련된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DL이앤씨의 사업장에서는 7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마 대표는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방면의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 왔지만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마 대표는 2021년 1월14일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발표를 했고 이후 2021년 한 해 동안 DL이앤씨에서 사망자는 한 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2022년 1월부터는 최고안전경영책임자 체계로 안전조직을 개편하고 사업본부별 안전보건 방침 및 이행계획을 수립했고 같은해 8월부터 구성원의 안전역량 향상을 위해 안전교육운영팀을 신설하고 전문적 안전교육도 확대했다.
하지만 2022년 DL이앤씨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마 대표는 2022년 10월24일에도 환노위 국감에 출석해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 통감하고 있다”며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예산증액, 관리 인원 파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DL이앤씨는 2023년 들어서도 7월 1명, 8월 2명 등 사망자가 지속 발생했다.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고용노동부가 강제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8월29일 DL이앤씨 본사와 현장사무실 등에 근로감록관 5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이며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DL이앤씨는 건설사 가운데 이례적으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3명이나 두고 있다. 그럼에도 중대재해 대처와 관련된 전략운용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DL이앤씨는 마 대표가 주택사업본부장 최고안전책임자를 맡고 유재호 플랜트사업본부장, 권수영 토목사업본부장이 나눠 최고안전경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마 대표가 최고안전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는 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국감에서 질타를 받을 공산이 크다.
이와 별도로 16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튀르키예 차나칼레대교 협력사 대금지급 관련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 대표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다.
차나칼레대교는 유럽과 아시아대륙을 연결하는 다리로 총 길이가 3563m에 이른다. 주탑 사이 거리인 주경간장이 2023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다.
DL이앤씨는 SK에코플랜트, 튀르키예 현지업체인 리막홀딩스, 야프메르케지건설 등과 합작한 조인트벤처(JV)를 통해 2017년 차나칼레대교 사업을 수주했다. 12년 동안 운영한 뒤 정부에 이관하는 민관협력사업 방식이다.
2023년 3월 준공을 발표했으나 임시개통 됐고 잔여공사가 진행됐다. 이때 국내 협력업체가 추가공사를 진행했으나 공사비 160억 원 가량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협력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을 신청하고 튀르키예 한국대사관에 호소문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은 튀르키예 차나칼레대교 전경. < DL이앤씨 > |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는 추가 공사사항이 발생한 업체가 많아 주장하는 금액이 적정한지 발주처에서 검토한 뒤 지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대금지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인트벤처로 설립된 원청업체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해당 협력업체는 최근 튀르키예 협력업체를 찾았지만 협상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건설 프로젝트에다가 원청업체도 해외업체라 국내 하도급 관련 법이 적용되지 않아 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 신청도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 대표 임기는 2024년 3월 만료되는 만큼 이번이 마지막 국정감사 출석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DL이앤씨는 최근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 마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마 대표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으로 일하다 2020년 11월 대림산업(현 DL이앤씨) 건설사업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2021년 1월 DL이앤씨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2년 1월부터 DL이앤씨의 최고안전책임자, 주택사업본부장 및 경영지원본부장 직책도 겸임하고 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