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기술이 검증을 마치고 군사 무기에 사용된다면 각국의 안보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초전도체 개발 주장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김현탁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한 'LK-99'의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연구진들이 개발 성공을 주장하고 있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기술이 검증을 마치고 상용화되면 각국의 국가 안보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미국 안보전문지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상온 초전도체는 주로 반도체와 교통, 의료장비와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는데 이 기술이 군사시설과 무기에 쓰이면 안보 영역까지 파급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각) 미국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검증을 통과하고 상용화된다면 국가안보와 방위정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내셔널인터레스트에 따르면 전기를 사용하는 무기와 군사시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초전도체는 군사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개별 병사의 장비부터 군용 레이더와 수중 음파 탐지기 및 항공모함까지 초전도체가 쓰일 것으로 전망됐다.
초전도체를 활용하면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 군용 무기의 성능이 크게 향상돼 군사활동의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초전도체를 둘러싼 각국의 기술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가 사이의 역학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각국 정부가 초전도체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국제 분쟁이 예상된다”며 “초전도체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는 안보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국가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만들어 공급하는데 초전도체를 쓰면 발전 효율이 높아지면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국가의 경쟁력에 보탬이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산유국의 국가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국가 사이의 역학 관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초전도체 기술에 약세를 보이는 국가와 산유국들이 일순간에 경쟁력을 잃으면서 국제 관계에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향후 초전도체 기술을 고려해서 정책을 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중국 베이징항공항천대학과 인도 국립물리연구소에서 LK-99 생성에 실패했다는 점을 함께 전하며 초전도체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연구진의 주장에는 많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전도체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까워지는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뜻한다.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면 전기저항이 없어 에너지 손실 없이 전력을 보낼 수 있고 핵융합 발전이 용이해지는 등 여러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영하 100도 이하, 상압의 10만배 이상 상태에서만 초전도 현상이 구현되기 때문에 관련 설비를 갖춘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자컴퓨터 등 일부 분야에서만 초전도체가 쓰이고 있다. 현재까지 초전도 현상이 구현된 가장 높은 온도는 영하 23도였다.
내셔널인터레스트가 언급한 한국 연구진의 주장에 따르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를 비롯한 한국 연구진은 초전도 현상을 상온·상압 즉 보통 대기 상태에서 구현한 것이 된다.
이 연구진은 7월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LK-99’라 이름 붙인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한 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