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5월23일 독일에서 열린 환경사진 전시회에서 한 방문객이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환경 관련 영상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버스 산업이 여행과 교육 등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는 미국 코넬대학교의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한때 차세대 주요 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이 친환경 기술로 다시금 조명받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20일(현지시각) 환경 전문지 ‘인바이런멘털+에너지 리더‘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미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지 예측하는 연구 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메타버스가 주로 여행과 교육, 사무 환경을 바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넬대 연구팀은 “메타버스는 인류 삶의 대부분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여행과 출장의 필요성이 낮아지고 비대면 업무와 교육이 일상화되면서 (메타버스가) 교통수단이나 사무실 운영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2022년부터 2050년까지 5.6~10.3GTCO₂e(이산화탄소 환산 기가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산화탄소 환산톤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기준으로 온실가스 농도를 이산화탄소 농도로 나타낸 값이다.
이를 통해 지구 지표면 온도가 섭씨 0.02도 하락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인바이런멘털+에너지 리더는 “메타버스가 환경문제를 모두 해결할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넷제로(온실가스 실질배출량 ‘0’) 달성을 돕는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타버스 기술은 수 년 전부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시장성에 큰 기대를 받았으나 현재는 성장이 주춤한 상태다.
특히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는 사명을 아예 ‘메타’로 변경하고 수십 억 달러를 메타버스 기술에 쏟아부었지만 수요 확보에 고전하며 현재 관련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있다.
이처럼 위축되고 있던 메타버스 산업에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친환경 기술’이라는 평가가 붙는다면 빅테크 기업의 투자가 다시 활성화되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다시 끌 수 있다.
애플이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 '비전프로'를 정식으로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구글이 관련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코넬대학교 연구팀의 연구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과거 '홀로렌즈' 등 증강현실 기기를 출시한 적이 있다.
다만 연구팀은 “메타버스 기술을 실현하는 데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으며 “메타버스가 친환경 기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또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