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신풍제약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임상2상에서 최근 110여 명 환자에 약물 투여와 추적관찰을 마치고 자료 분석 및 정리만 남겨 두고 있다.
신풍제약은 이대로 임상2상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6월 말 시험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뒤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는데 신풍제약이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우선 6월 말까지 임상2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같은 해 8월 환자 모집에 들어간 뒤 올해 3월 환자 모집을 완료했으며 이달 15일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투여와 추적관찰을 마쳤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2011년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신풍제약은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기존에 나와 있는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규명해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일반 신약 개발방식과 비교해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라맥스는 상황의 시급성 등을 따져볼 때 임상2상 결과만 놓고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제만 대표는 조건부 품목허가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 대표가 조건부 품목허가를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어 보인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1년 동안의 신풍제약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따라 큰 폭으로 움직였는데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만 해도 신풍제약 시가총액은 4조~6조 원 사이를 넘나들었다.
임상2상 결과를 마냥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신풍제약처럼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던 대웅제약, 일양약품, 종근당 등 국내 기업들이 줄줄이 임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약물 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놓고 회의적 시선도 늘고 있다.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에서 약물의 효력이 입증됐다 하더라도 사람 대상의 임상에서 같은 결과를 받아들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풍제약에 따르면 피라맥스의 두 성분인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 병용투여하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 이상 억제하고 세포독성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신풍제약은 경구제(먹는 약)형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경구용 의약품은 주사제와 비교해 복용 편의성이 좋고 환자의 부담도 적어 만약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온다면 독감(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구제형은 주사제형과 비교해 치료효과를 내려면 산성도가 높은 위를 통과해야하는 등 개발이 좀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서도 경구용은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