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절차가 끝나면 대한조선은 대우조선해양의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하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한다.
▲ 정대성 대한조선 대표이사 후보자.
정 내정자는 대우조선해양 생산본부장으로 대한조선 경영을 새로 맡게 됐는데 대한조선을 매력적 조선사로 만들어내는 데 어떤 솜씨를 보일지 주목된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23일 대한조선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하는데 대우조선해양에서 대한조선에 대표이사를 파견하는 마지막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국조선해양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한조선은 별도로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대한조선도 매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대한조선은 중형조선소의 수주절벽 극복, 자본잠식 해결, 독자적 설계체제 확립 등 3가지 과제를 안고있다.
정 내정자는 무엇보다 독자적 설계체제 확립부터 해결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은 최대주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일감에서 선박 설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을 받아왔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 지분 65.06%를 들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2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만큼 대우조선해양과 관계가 끊어지더라도 일감에는 다소 여유가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2년치 일감을 안정적 조업을 담보하는 기준으로 본다.
그러나 선박 설계역량이 약화한다면 수주해 둔 일감을 제대로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선박 1척의 일반적 건조기간 2년을 놓고 보면 설계기간이 6개월 안팎으로 포함되는데 만약 설계가 지연된다면 전체 건조일정의 차질을 막기 위해 계획보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정 내정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생산과 관련한 업무를 꾸준히 담당해 온 현장 전문가로 꼽힌다. 대한조선 이사회가 정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낙점한 것도 대한조선의 선박 건조와 관련한 제반 역량을 끌어올릴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형조선소들이 맞이한 수주난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 내정자에게는 그다지 부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전임자인 박용덕 대표가 세워둔 수주전략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헤쳐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에서 중형선박은 모두 719만 CGT(순수 화물적재톤수) 발주됐다. 2018년보다 46.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