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2조4500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재융자 조정)을 10월 말까지 추진한다.
리파이낸싱은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을 갚기 위해 다른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를 뜻한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빌린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이번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차입금의 만기는 2020년 말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리츠 상장을 통해 1조5천억~1조7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해 차입금을 갚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흥행 실패로 상장이 무산되면서 리파이낸싱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이에 따라 차입금을 갚아 이자비용을 줄인 뒤 홈플러스 투자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김 회장의 계획도 어그러졌다.
심지어 홈플러스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한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면서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리츠 상장 실패에 홈플러스 실적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앞서 홈플러스 인수금융에 참여한 일부 투자자들이 이번 리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고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 회장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기존 9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마무리 시점도 10월 말까지 늦춘 것으로 파악됐다.
부채를 줄여 이자비용을 절감하기는커녕 새로 차입하는 자금의 이자비용까지 늘면서 수익률이 대폭 악화한 셈이다.
김 회장은 당분간 홈플러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투자금 회수계획을 짜는 데 골치가 아플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2018년 개별 기준으로 매출 6조4010억 원, 영업이익 1510억 원을 냈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비상장회사로 분기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형마트의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들며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낮춰 잡기도 했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소비패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할인점의 사업경쟁력이 약화했다”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상시적 가격 할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세일앤리스백(S&LB)이 이어지면서 임차료 부담이 커지고 있어 영업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일앤리스백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 건물을 매각한 뒤 재임차해 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김 회장은 시장의 상황을 살펴 홈플러스리츠 상장을 재추진하거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홈플러스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데 당분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져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MBK파트너스는 앞서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매각에 한 차례 실패했지만 이후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더욱 큰 수익을 얻으면서 매각에 성공한 사례가 있어 홈플러스 투자도 끝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