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조사업체 GTRI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타밀나두주 첸나이 가전 공장의 파업 장기화는 인도의 다국적기업 유치를 위한 행정 능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인도 법인 노동자들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인도 파업이 길어지면서 인도 정부가 다국적기업의 안정적 제조 환경을 뒷받침할 행정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이번 파업 장기화가 제조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인도의 글로벌 기업 유치 정책에 해를 끼칠 것이며, 중국으로 다시 제조 주도권이 넘어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시장조사업체 GTRI는 24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인도 파업이 인도의 다국적기업 제조사들이 있는 타밀나두주 제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타밀나두주 노동부 장관이 개입했음에도 삼성전자 파업은 장기화하고 있고, 안정적 제조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는 인도의 행정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는 미국의 중국 규제와 함께 새로운 공장 부지를 찾는 여러 다국적 기업에게 세금 면제 혜택과 기업 친화적 정책을 내세우며 공장을 유치하고 있다.
인도는 타밀나두주에 삼성전자를 포함해 폭스콘, 산미나, 플렉스 등 주요 기업들 공장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GTRI에 따르면 타밀나두주는 인도 제조업 수출의 34%를 차지한다.
다만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타밀나두주 첸나이 가전 공장 파업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GTRI는 주장했다.
삼성전자 첸나이 가전 공장에서 일하는 1500명 가량의 근로자가 파업에 동참했고, 인도 공산당 지원을 받는 인도노동조합센터(CITU)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CITU는 노동자의 임금 인상, 근무 시간 단축, 공식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GTRI는 파업 해결이 지연되면 일자리 손실, 개발 중단, 투자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타밀나두주 정부가 신속하게 개입하지 않으면 10년 전 노키아의 스리페룸부두르 공장 폐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인도 일자리가 감소하고 제조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첸나이 삼성전자 노동자 파업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로이터는 이날 “첸나이 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제조 종사자 평균 월급은 이 지역에 위치한 다른 기업 공장에서 지급하는 규모의 1.8배”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첸나이 공장 근로자들은 월 평균 2만5천 루피(약 39만7천 원)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향후 3년에 걸쳐 3만6천 루피(약 57만2천 원)를 더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공장 안팎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연설로 생산에 지장이 있다며, 시위대 접근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명령서를 현지 법원에 제출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