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H100 반도체를 활용한 데이터서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 신사업에서 IT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시기가 늦어지면 자연히 투자가 위축되고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31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72% 떨어진 132.7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에 꾸준한 투자 확대를 예고했지만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에 불확실성이 자리잡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메타와 알파벳 역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슈퍼컴퓨터 및 데이터센터 투자가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히며 관련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 전망을 더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단기 실적 전망과 빅테크 기업 인공지능 투자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다소 부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야후파이낸스는 “투자자들은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투자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비용 부담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3분기 마이크로소프트 시설 투자 비용은 200억 달러로 지난해 3분기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구글 투자금은 130억 달러로 같은 기간 63%, 메타는 92억 달러로 36% 증가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수익화할 시기는 불투명한 반면 자금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부정적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출하 지연 문제를 언급한 점도 이날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는 대형 IT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 능력이 부족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러한 물량 부족이 결국 엔비디아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이끌었을 공산이 크다.
투자기관 DA데이비슨은 야후파이낸스에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고객사는 적기에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반도체 물량이 필요한 시기에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빅테크 기업들의 꾸준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왔다.
이들 고객사 수요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는 시점이 다가온다면 자연히 주가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빅테크 기업들의 시설 투자 경쟁은 엔비디아에 확실한 청신호”라면서도 “투자자들은 이러한 투자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