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회의체를 만들어 설득하는 기회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우 사장은 인적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력 운영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중복노선과 관련된 인력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우 사장은 2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노조와 긴밀한 대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관련해서는 아직 실사도 하지 않았고 자회사 편입도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필요하다면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및 산업은행과 협의해 소통방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대한항공의 비전은 2021년 1월6일 열리는 대한항공 임시 주주총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우 사장은 두 회사의 통합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스케줄 경쟁력이 좋아지고 통합 항공사의 신용도가 높아져 임차료나 이자비용 등의 비용관리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우 사장은 정비비나 조업비, IT비용, 시설운영비 등도 규모의 경제를 이용하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게 되면 연간 3천억 원 가량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회계법인 추정을 전한 적이 있다.
대한항공 임시 주주총회에는 발행할 주식총수를 개정하기 위한 정관 변경안이 올라간다. 이 안건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추진하는 2조5천억 원대 유상증자의 선결조건이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는 1억7361만1112주에 이르는데 기존에 발행된 주식 1억7420만9713주를 합하면 대한항공 정관에 명시된 발행주식 총수인 2억 5천만 주를 넘게 된다.
따라서 정관 변경을 통해 발행할 주식 수를 늘리지 않고서는 증자를 할 수 없는 만큼 우 사장으로서는 주주들을 온힘을 쏟아야 한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2020년 12월3일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한진칼과 특수관계인 31.14%, 국민연금공단 8.11%, 소액주주 60.75%다.
우 사장은 “정관 변경을 위한 찬성을 얻기 쉽지 않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코로나19 시대에 유일하게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주주들에게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30년 이상 항공업에 종사한 항공전문가다.
2009년 최연소 상무로 승진했고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첫 번째 임원인사에서 한진그룹의 꽃이라고 불리는 대한항공 사장을 맡아 조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다.
업무처리를 잘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하는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에서도 조 회장이 우 사장을 전면에 내세워 산업은행과 협상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우 사장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