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8-01-17 16: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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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상통화) 시세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의 만기가 다가오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17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빗썸>
17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2시 기준 1BTC(비트코인 거래단위)당 1325만3천 원에 거래됐다. 48시간 전에 비해 31.2% 하락했다.
리플(-48.4%)과 이더리움(-38.4%), 비트코인캐시(-42.8%), 라이트코인(-35%), 대시(-35.1%) 등 다른 가상화폐들도 16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급락세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일제히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상화폐 정보제공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7일 오전 4시 기준 1BTC당 1만870.17달러에 거래돼 48시간 전보다 20.1% 하락했으며 이더리움도 약 29% 떨어졌다.
급락세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여러 분석이 제기된다.
먼저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해) 거래소의 폐쇄도 살아있는 옵션”이라며 “여러 대안을 검토해 종합대책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도 가능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지 몇 시간 만에 청와대가 박 장관의 발언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해명에 나서면서 시장은 혼선을 빚었다. 그 뒤 김 부총리가 거래소 폐쇄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다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미국 CNBC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강한 규제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가상화폐 시세들이 급락하기 시작했지만 시세를 계속 끌어내리는 뚜렷한 원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가상화폐 규제의 수준을 계속 높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접근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현지 가상화폐 거래소들에게 폐쇄 명령을 내리자 일부 거래소는 외국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만약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접근 자체가 금지되면 중국인들이 우회 경로를 찾아야 하는 등 가상화폐 투자가 어려워진다.
비트코인 선물의 만기가 다가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 비트코인 모형주화. <뉴시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가 내놓은 비트코인 1월물 선물은 현지시각 기준으로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선물은 26일이 만기일이다.
선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세 하락을 예상해 물량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다른 가상화폐의 시세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하락세를 일으킨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상화폐 시세가 언제 반등할 수 있을지를 놓고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하락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는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의 구체적 규제안이 나오고 신규거래가 다시 활발해지면 시세도 안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원래 다른 투자자산보다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악재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 신규거래와 관한 정부의 종합대책이 나오고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느냐에 시세의 흐름이 달려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