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1조818억 원 영업이익 9조2555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78.1%, 영업이익은 431.7%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호황을 맞아 제품 경쟁력으로 점유율을 높여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은 19.9%로 2위였다.
박성욱 부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독한 행동’으로 반도체시장 1위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 경쟁이 격심한 반도체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재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세계 최초로 개발한 72단 3D낸드플래시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수직으로 쌓아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 부회장의 ‘고삐 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에 더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창의적이고 과감한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도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정형화돼 있어 가격 변동에 민감한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제조사와 고객사 사이의 설계공유가 필요해 더욱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6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를 설립하면서 시스템반도체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 파운드리업체와 올해 안에 합작회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그룹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성과를 인정받아 지주사 LG의 사장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하 부회장의 역할은 LG그룹 계열사 전체의 사업을 파악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하는 것이다.
LG그룹은 4~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전장부품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추진해왔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LG전자와 이노텍이 전장부품을, LG디스플레이가 차량 인포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식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가 많다 보니 신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계열사끼리 겹치기도 하고 같이 하면 좋을 것도 협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럴 때 한 부회장이 나서서 연결할 사업은 연결하고 어느 계열사에서 하면 더 효율적일지 판단해 교통정리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의 역할은 계열사 간 시너지가 필수요소인 수직계열화, 그 중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 성장이 예상되는 전장부품에서 특히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장부품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그만큼 참여하는 계열사와 사업부문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LG그룹 전장부품 사업을 이끌고 있는 LG전자 VC사업부문이 전기차 부품에 이어 자율주행차 핵심부품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수주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